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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최대 승부처' 수도권 당심은 누구에게로.. [현장르포]

서지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03 05:00

수정 2023.03.03 05:00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지지자들이 2일 경기도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서울·인천·경기 합동연설회에서 응원을 하고 있다. 2023.3.2/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사진=뉴스1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지지자들이 2일 경기도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서울·인천·경기 합동연설회에서 응원을 하고 있다. 2023.3.2/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사진=뉴스1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지지자들이 2일 경기도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서울·인천·경기 합동연설회에서 응원을 하고 있다. 2023.3.2/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사진=뉴스1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지지자들이 2일 경기도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서울·인천·경기 합동연설회에서 응원을 하고 있다. 2023.3.2/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고양=서지윤 기자] "말 그대로 사생결단의 각오로 임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고양 거주 책임당원 A씨)
2일 가장 많은 표가 몰려있는 수도권의 '피날레 합동연설회'가 열리는 경기 고양체육관 주변으로 이날 오전부터 각 후보측 지지자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서로 지지하는 후보들의 이름이 적힌 피켓을 들며 각자 연호하느라 바로 옆 사람의 이야기가 안들릴 정도로 시끌벅적했다.

'붉은 악마' 머리띠를 한 김기현 후보 지지자들은 '우리 당의 자존심'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김기현'을 외쳤고, 황교안 후보측은 풍물놀이로 주변의 시선을 끌면서 황 후보 지지를 당부했다.

안철수 후보의 유세 차량에선 "총선 승리 안철수" 구호가 흘러나왔고, 뒤따르던 지지자들은 연신 '안철수' 지지 구호를 외쳤다. 한 쪽에선 '170V 안철수'라고 쓰인 풍선을 흔들며 지지를 호소했다. 원내 1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석(169석)보다 한 석 많은 의석 수를 내년 총선에서 획득하자는 의미로 읽혔다.

총선 승부의 가늠자인 수도권에서 열리는 마지막 연설회라 그런지 당권주자들의 표정도 사뭇 진지했다. 주자들간 지지 호소 경쟁의 명분 중 하나가 바로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 승리'이기 때문이다.

연설회 시작 20분 전에 행사장 도착한 안 후보는 시종일관 밝은 표정으로 지지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한 뒤 연설회장으로 입장했다.

기자가 만난 김, 안 후보측 지지자들은 모두 당 대표의 주요 역할로 '내년 총선 승리'를 꼽으면서 각자 지지하는 후보가 총선 승리를 위한 적임자라고 확신했다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서울·경기·인천 합동연설회가 열린 고양체육관에서 김기현 당대표 후보 지지자가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서지윤 기자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서울·경기·인천 합동연설회가 열린 고양체육관에서 김기현 당대표 후보 지지자가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서지윤 기자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를 지지하는 풍선 /사진=서지윤 기자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를 지지하는 풍선 /사진=서지윤 기자

그동안 진행된 지역순회 연설회 기간 내내 상대방 후보를 향한 날선 의혹을 제기하면서 진흙탕 싸움으로 지속됐던 네거티브전은 이날도 어김없이 재현됐다.

안 후보측 지지자들은 땅 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김 후보를 향한 날선 비판을 쏟아내면서 안 후보가 결국 결선투표에서 막판 대역전극의 주인공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경기도 용인에 거주하는 민모(남·60대)씨는 "김 후보에 대한 부동산 투기 의혹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며 "내년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싸워서 이길 수 있는 안 후보가 (대표에)당선돼야 한다. 안 후보는 청렴하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를 국민의당 창당 때부터 지지해왔다는 김모(남·60대)씨는 "지난해 대선 당시 정권 교체에 안철수의 공이 가장 컸는데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이 설치고 있다"며 윤핵관을 향해 곱지않은 시선을 흘렸다.

반면 김 후보 지지자들은 당 대표가 갖춰야 할 주요 덕목으로서 '소통'을 강조하며 당의 화합을 이룰 수 있는 김 후보가 당대표가 돼야 한다고 맞섰다.

세종시에서 올라온 송모(여·50대)씨는 "김 후보는 많은 사람과 잘 소통할 수 있는 반면 안 후보는 다가가기 어려운 면이 있어 당 통합을 못 할 거 같다"고 주장했다. 또 안 후보의 '수도권 대표론'에 대해서도 "수도권에 있는 의원만 수도권 승리를 이끌 수 있는 건 아니다"라며 김 후보의 지지를 호소했다.

보수 정당을 30년간 지지해왔다는 김모(남·60대)씨는 "당대표라면 나름대로의 소신을 갖고 있어야 한다"며 "김 후보는 그동안 국민의힘을 지켜왔다"며 안 후보의 정당 이동 경력을 정조준했다.

2일 경기 고양체육관에서 서울·경기·인천 합동연설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서지윤 기자
2일 경기 고양체육관에서 서울·경기·인천 합동연설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서지윤 기자

각 후보들의 정견발표가 펼쳐진 체육관내 열기도 쇳물을 녹이는 용광로처럼 뜨거웠다. 3층까지 있는 관중석은 무대쪽을 제외하고 거의 가득 찼다. 각 후보측 지지자들은 경쟁적으로 깃발과 피켓을 흔들며 각자 지지후보의 이름을 연호했다.

한 때 친윤계 후보 지지자들이 반윤계이자 친이준석계 후보인 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 후보 발표 중 야유를 쏟아내자 사회자가 자제를 요청하는 방송을 하는 등 볼썽사나운 모습도 연출됐다. 주자들은 선거인단 투표 직전 마지막으로 당심을 잡을 수 있다는 절박감속에 최선을 다해 자신의 비전을 쏟아내며 바닥 표심잡기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유세 강행군으로 목이 쉰 일부 후보는 마지막까지 목소리를 쥐어짜내면서 최대치 성량으로 지지를 호소했다.

한편 총 83만9569명에 이르는 선거인단 중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은 37.8%로, 가장 비중이 높다. 2년 전 전당대회에 비해 5.5%포인트 늘어나 최대 승부처로 꼽힌다.
다만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TK)은 21.03%, 부산·경남(PK) 18.64%로, 전체 영남권(39.7%)에 비해 조금 못미친다.

선거인단은 4~5일 모바일 투표, 혹은 6~7일 ARS 투표(모바일 투표 미참여자)를 진행하며 오는 8일 일산 킨텍스에서 누적된 투표 결과를 토대로 차기 지도부를 발표한다.


당 대표 선거의 경우 최다 득표자 득표율이 50%를 넘지 않으면 1·2위 득표자를 대상으로 결선 투표를 진행하며 최종 당 대표는 12일 확정된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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