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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이사람] "로톡 골든타임 끝나기 전 정부 관심" 호소

박소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02 18:24

수정 2023.03.02 21:14

정재성 로앤컴퍼니 부대표
접근성 높여 법정보 비대칭 해소
세상의 가치 만드는 서비스 확신
공정위도 "변협 제재규정은 위법"
정부·국회는 국민편익 등 살펴야
[fn이사람] "로톡 골든타임 끝나기 전 정부 관심" 호소
"창업은 세상에 의미있는 가치를 창출하는 도전이다. 리걸테크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인 흐름으로 우리는 리걸테크가 세상에 필요한 서비스라고 확신한다."

정재성 로앤컴퍼니 부대표(사진)는 2일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지난 2012년 글로벌 컨설팅 회사 매킨지에서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던 정 부대표는 '세상에 유의미한 변화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김본환 대표의 창업제안을 받아들여 국민의 법률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법률시장의 정보비대칭 문제를 해결하자는 목표로 로앤컴퍼니를 공동창업했다.

법률서비스 '로톡'을 선보인 것은 2년 뒤인 2014년이었다. 로톡을 개발하기 전 변호사에게는 어떤 어려움이나 해결할 문제가 있는지 직접 알아보기 위해 한 변호사 사무실에서 김 대표와 함께 일하기도 했다.


그는 "서초동에서 변호사 200여명을 만났는데 '법률시장에서 사업하는 것은 힘들다'며 하지 말라고 했다"면서 "하지만 저와 김 대표, 로앤컴퍼니 구성원 전부는 법률시장에 정보기술(IT)을 도입하는 '리걸테크'가 세상에 필요한 서비스라는 확신, 우리가 사회문제를 해결해 세상의 가치를 만들어낼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실제 서비스를 선보인 첫해부터 로톡에 가입하는 변호사 수는 꾸준히 늘었다. 85개월 연속 변호사 수가 증가하면서 약 4000명의 변호사가 로톡에서 활동했다. 이는 전체 변호사의 15%가량이었다. 지난 한 해 로톡을 방문한 이용자 수는 약 2300만명, 누적 법률상담건수는 88만건에 달했다.

하지만 로톡이 법률 플랫폼으로 성장세를 지속하자 대한변호사협회와 갈등이 본격화됐다. 지난 2021년 5월 대한변호사협회가 로톡에 가입하는 변호사를 징계하겠다는 규정을 만들자 가입변호사가 1700명으로 줄었다. 매출은 67%나 급감했다.

변협은 검찰, 경찰, 공정거래위원회에 로톡을 수차례 고발했고 모두 무혐의 처리됐다. 최근에는 공정위가 변협의 제재규정을 '위법'이라고 판단하고 1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정부의 판단이 길어지는 동안 로앤컴퍼니는 전 직원의 절반을 감원하는 희망퇴직을 결단했고, 임대료를 줄이기 위해 구성원 전부가 재택근무를 시작했다.

정 부대표는 "변협과 갈등 없이 리걸테크 기술에 재투자를 했다면 법률서비스 시장이 더 커질 수 있었다"면서 "환경만 조성되면 한국 리걸테크 시장의 성장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국 시장은 아직 10조원 정도로 영국과 독일시장은 약 40조~70조원, 미국 시장은 한국 시장보다 약 46배가 더 크다는 것이다.


정 부대표는 국회와 정부가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정부와 국회가 변협이 하는 사실과 다른 주장을 종합적으로 보고 국민편익과 해외 사례를 봤을 때 어느 방향으로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지 살펴주면 좋겠다"면서 "스타트업에 중요한 것은 시간인데 힘없는 스타트업이 홀로 감당하기에 너무 무겁고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존폐위기에 처한 로톡에 마지막일 수 있는 골든타임이 지나가기 전에 정부에서 적극적인 관심과 움직임을 보여주기를 간절히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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