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100세건강] 중년여성 말못할 고민 '자궁탈출증' 아시나요

뉴스1

입력 2023.03.05 05:40

수정 2023.03.05 05:40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음상준 보건의료전문기자 = 60대 중반 근로자인 박현주씨는 자궁탈출증으로 한동안 큰 불편을 겪었다. 어느 순간부터 자궁이 빠지는 것을 느끼면서 아래가 묵직하고 소변을 볼 때도 매번 불편했다.

변비 또는 설사 증상도 나타났다. 일이 바쁘다 보니 제때 치료하지 않자 불편한 증상이 더 심해졌다. 질병 특성상 주의 사람에게 묻기도 어려웠다.

박씨는 고민 끝에 대학병원 산부인과를 찾았고, 자궁탈중증이란 진단을 받았다.

주치의는 수술을 권유했다. 박씨는 수술을 받았고, 5일 동안 입원한 뒤 퇴원했다. 지금은 1년에 한차례 검사를 받고 있지만, 가끔은 치료를 망설인 것을 후회하고 있다.

박씨는 "자궁탈출증은 질병이 생기는 부위의 특성 때문에 함부로 말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정기적으로 산부인과를 방문해 검사와 진단을 받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5일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자궁탈출증은 자궁이 정상 위치에서 아래쪽이나 위쪽으로 이동하면서 자궁 일부 또는 전체가 질을 통해 빠져나오는 질환이다.

자궁은 골반 안에 있다. 이런 특성을 고려하면 자궁이 질 밖으로 빠져나오는 것이라기보다는, 자궁이 질을 밀어내 뒤집힌 게 더 정확한 설명이다.

자궁탈출증은 자궁을 지지하는 인대 접착부인 질 윗부분이 잘 지지되지 않아서 발병한다. 골반 내 지지 구조물이 약해져 자궁뿐만 아니라 직장, 소장, 방광 등이 질벽을 통해 탈출할 수 있다.

나이가 들거나 뚱뚱한 여성, 출산을 많이 한 여성, 난산 경험이 있거나 골반 근육이 약한 여성, 천식을 포함해 기침을 자꾸 하는 경우, 만성 변비 환자에게 발생하기 쉽다. 나이 많은 여성 환자가 많은 이유다.

무거운 물건을 자주 들거나, 쪼그려 앉아서 오래 일을 하는 행동도 자궁탈출증을 일으킨다. 무엇보다 가족력도 눈여겨봐야 한다.

환자는 자궁이 빠진 것을 느끼는 것 외에 별다른 증상을 겪지 않을 수 있다. 아래가 묵직한 느낌, 압박감 등을 느끼면 소변을 볼 때마다 불편하다. 또 요실금과 요로가 좁아지거나 막혀서 소변이 나오지 않는 요폐색, 하루 8번 이상 소변을 보는 빈뇨 등도 발병 원인이다.

자궁탈출증 환자는 변비나 설사 증상도 겪는다. 보통 누워 있는 자세에서 증상이 완화되고, 오후 시간에 오랫동안 서 있으면 증상이 나빠지는 특성을 보인다.

진찰은 산부인과 전문의가 탈출된 자궁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요실금을 동반한 경우라면 해당 검사를 함께 받을 수 있다. 치료는 환자 스스로 불편하지 않으면 서두를 필요가 없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많은 불편을 겪으면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비수술적 치료로는 골반저근 강화 운동(케겔 운동)과 같은 물리요법과 페서리 삽입이 있다. 페서리(pessary)는 질 안에 넣어 자궁이 밖으로 나오지 않도록 막거나 질을 지지하도록 하는 기구이다.

수술적 치료는 질을 통해 자궁을 들어내고, 질벽의 앞과 뒤를 좁히는 외과적 수술이다. 성생활을 하지 않는 고령의 여성은 질 폐쇄술을 받는 사례가 있다. 메쉬라는 합성 소재 그물을 이용한 수술도 이뤄지고 있다.

자궁 탈출 시 질벽과 자궁 경부가 질 입구 밖으로 노출돼 비위생적인 환경에 노출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를 방치하면 감염 사고가 발생한다.

자궁이나 질 탈출은 진행하는 병이고 수술을 받아도 재발할 수 있는 병이다. 최대한으로 아래로 힘이 가해지는 행동을 하지 않아야 한다. 특히 케겔 운동을 하면 수술 후 재발을 지연할 수 있다.

케겔 운동은 골반 들기와 항문 괄약근 조이기를 합한 운동으로 보면 된다.
바닥에 누워서 두 무릎을 세우고 어깨너비로 벌린다. 이후 항문 괄약근을 조인 상태로 골반을 들어 올린다.
10초씩 3~5번 반복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