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뉴스1) 오현지 기자 = 3월의 첫 주말이자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깬다는 경칩을 하루 앞둔 5일 제주 낮 최고기온이 16도를 훌쩍 넘으며 해수욕장부터 곳곳의 봄꽃 명소까지 나들이객으로 북적이고 있다.
제주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바다에도 완연한 봄 풍경이 펼쳐졌다. 이날 오후 제주시 조천읍 함덕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들은 두터운 외투를 벗어들고 가벼운 옷차림으로 산책에 나섰다.
맨발로 바다에 발을 담그는 아이들부터 서핑을 하는 관광객들 덕에 여름같은 제주바다의 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함덕해수욕장 옆 서우봉 중턱에는 봄꽃인 노란 유채꽃이 만발해 관광객과 도민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높은 기온에 반팔이나 민소매를 입은 나들이객들도 눈에 띄었다. 이날 함덕해수욕장을 찾은 도민 김현진씨(27)는 "그렇게 두툼한 외투도 아닌데 바다에서 산책을 좀 하다보니 금방 더워져서 벗어들었다"며 "이맘때면 꽃샘추위로 추웠던 것 같은데 따뜻하니 진짜 봄이 온 것 같아서 마음이 가뿐하다"고 말했다.
이미 지난달부터 피어나기 시작한 꽃들도 곳곳에서 만개하고 있다.
서귀포 칠십리시공원과 걸매생태공원 매화나무 군락지에는 매화가, 이중섭거리에는 목련이 가득 펴 봄 분위기를 자아냈다.
다만 제주 역시 전국적인 대기질 악화를 피하진 못했다.
이날 제주전역의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농도는 보통에서 나쁨 수준을 보이고 있다. 그래서인지 마스크의 보온 효과가 필요없을 만큼 따뜻한 기온에도 많은 관광객과 도민들이 마스크를 끝까지 올려쓴 모습이었다.
이날 사라봉 칠머리당에서는 제주 칠머리당 영등굿 '영등송별제'가 봉행되며 제주 새봄의 시작을 알렸다. 특히 이날 송별제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4년 만에 대면으로 정상 개최돼 새시작의 의미를 더했다.
제주칠머리당영등굿은 겨울에서 봄으로 접어드는 전환기인 음력 2월에 이뤄지는 굿이다. 바다의 안전과 풍어를 기원하며 2월초 환영제를 열어 영등할망을 맞이하고, 2월 중순 송별제를 열어 환송한다.
어선주협회와 어촌계, 수협 관계자는 물론 도민들 500여 명이 모여 한마음 한뜻으로 제주의 풍요와 풍어를 기원했다.
평년보다 높은 기온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제주지방기상청은 11일까지 제주지역 낮 최고기온은 15~19도로 평년보다 높겠다고 예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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