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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관칼럼] '특허통계센터'에 거는 기대

김원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05 18:45

수정 2023.03.05 18:45

[차관칼럼] '특허통계센터'에 거는 기대
"우리는 데이터를 절대 버리지 않는다." 세계 최대 클라우드 컴퓨팅 업체인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모기업 아마존을 창업한 제프 베조스 회장의 말이다. 1994년 온라인 서점으로 창업한 아마존은 보유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압도적 업계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

그리고 전기차 1위 테슬라는 차량 운행 데이터에 기초해 업데이트되는 자율주행 프로그램으로 독보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두 기업의 성공 비결에는 공통적으로 '데이터'가 자리하고 있지만, 같은 듯 다른 특징이 있다. 아마존은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에 주목해왔다면, 테슬라는 데이터의 '활용'에 주목했다.
차량 운행 데이터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자율주행 분야로 활용 범위를 확대했다.

현재 특허청이 보유한 특허데이터는 5억3000만건에 이른다. 특허데이터는 공공데이터인 만큼 신뢰성이 담보되며, 특허기술의 내용뿐만 아니라 기업·발명자 등의 정보가 국제표준에 따라 정형화돼 있어 확장성이 높다. 따라서 기술의 수준을 파악하는 동시에 주요 국가·기업에 대한 분석도 가능하다. 그간 특허청은 이러한 분석 결과를 연구소·기업 등에 제공해 국가 연구개발(R&D) 투자 대상기술을 선정하거나 기업의 R&D전략 수립에 기여해왔다.

그러나 최근 미·중 기술패권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특허데이터에도 '활용'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특허데이터는 다른 데이터와 연계하면 시너지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데, 예를 들어 수출입 통계 데이터와 연계하면 품목별 공급망을 분석함으로써 위기 대응전략 수립에 활용될 수 있다.

이처럼 특허데이터 활용 범위를 넓히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새로운 시각에서 분석할 필요가 있다. 미국 등 지식재산 선도 국가들은 이러한 분석 주체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경제·통계·산업 전문가로 구성된 특허데이터 분석 전담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서 분석한 보고서를 정기적으로 발간하고 국가 주요 정책에 반영하는 한편 민간에도 분석 결과를 확산시키고 있다.

우리 특허청도 지난 1월 한국지식재산연구원에 '특허통계센터'를 열었다. 그간의 분석이 단순 통계 제공과 현황 파악에 머물러 있었다면 이제는 각계 전문가가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할 수 있게 됐다.

특허통계센터는 올해부터 특허데이터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 지식재산집약산업 분석 결과 등이 담긴 연례 보고서를 발간한다. 이를 통해 국내외 기관에 분석 결과를 공유하고, 위기가 예상되는 산업 분야를 조기 파악해 민관에 제공하는 등 경제·산업·안보 정책 수립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다. 또한 관련자들로 구성된 '특허데이터 정책 포럼' 운영으로 의견을 수렴해 분석분야를 계속 확대할 것이다.

특허데이터의 가치는 활용방법에 따라 더욱 높아질 수 있다.
그간 특허청이 수집해온 특허데이터는 특허 전문가의 분석을 넘어 각계 전문가의 분석이 더해져 새로운 가치를 찾아갈 수 있다. 이로써 우리 산업계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다가올 위험에 대비할 수 있게 하는 등 우리 기업이 더욱 활약하는 데 발판을 제공할 것이다.
그 시작이 될 '특허통계센터' 개소를 진심으로 환영하며, 앞으로의 활약을 응원한다.

이인실 특허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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