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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戰, 러 노리고 시작” 황당 발언에 ‘웃음바다’ 된 국제회의

박상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06 04:42

수정 2023.03.06 04:42

라이시나 다이얼로그에 참석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라이시나 다이얼로그에 참석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파이낸셜뉴스] 러시아 외무부 장관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피해국이 러시아라는 주장을 펼치려다 국제회의에서 공개적으로 비웃음을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은 지난 3일(현지시간) 인도 외교부와 싱크탱크 옵서버리서치 재단(ORF)이 주관한 다자간 정치안보포럼 ‘라이시나 다이얼로그’에 참석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포럼에서 “우리가 끝내려고 하는, 우크라이나 국민을 이용해 러시아를 노리고 시작된 전쟁”이라고 운을 뗐으나 발언을 매듭짓지 못했다. 라브로프 장관의 터무니없는 주장에 그가 발언을 끝내기도 전에 청중들이 터져나오는 폭소를 참지 못한 것이다.

라브로프 장관은 청중들의 폭소에 당황한 듯 잠시 주춤하는 기색을 보이다가 아랑곳하지 않고 “우크라이나 전은 에너지 정책을 포함한 러시아의 각종 정책에 영향을 미쳤다”며 러시아 옹호성 발언을 이어나갔다.

그는 “러시아는 더는 서방의 그 어떤 파트너에도 의존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그들이 또 송유관을 날려버리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해 9월 발생한 발트해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폭발 사건의 책임이 서방에 있다는 주장으로 풀이된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지난해 2월 24일 러시아군이 ‘특별군사작전’이라는 명목으로 우크라이나를을 침공하면서 시작됐다.

국제사회는 우크라이나전을 러시아가 다른 주권국의 영토를 침범해 발생한 것으로 보고 러시아를 비판하고 있는데 가해자와 피해자를 뻔뻔하게 뒤바꾸려는 라브로프 장관의 황당한 태도에 청중들이 ‘폭소’로 화답한 것이다.

다만 청중은 이날 서방의 군사 개입에 ‘이중 잣대’가 있다는 라브로프 장관의 주장에 만큼은 박수를 치며 호응을 보냈다.

라브로프 장관은 “지난 몇 년간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관심이나 가져봤는가”라며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그들이 하는 일에 확신을 가지고 있는지 물어본 적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열린 라이시나 다이얼로그에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페니 웡 호주 외교장관,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 등이 참석했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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