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지방조직 모방한 생체칩 만들었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06 13:26

수정 2023.03.06 13:26

UNIST 박태은 교수팀, 비만 연구용 모방칩 개발
비만 관련 질병 규명과 치료제 개발에 활용 가능
울산과학기술원(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박태은 교수팀이 우리 몸 속 백색지방조직을 모방한 생체모사칩. UNIST 제공
울산과학기술원(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박태은 교수팀이 우리 몸 속 백색지방조직을 모방한 생체모사칩. UNIST 제공


[파이낸셜뉴스] 울산과학기술원(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박태은 교수팀이 우리 몸 속 백색지방조직을 모방한 생체모사칩을 개발했다.

제1 저자인 윤희정 연구원은 6일 "생체모사칩을 활용하면 비만 조직으로 인한 혈관내피세포의 활성화, 염증 및 기능 장애 뿐 아니라 다른 세포들과의 상호작용을 관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방과 관련된 다양한 질병 현상을 밝혀내거나 비만 치료제 개발 등에 이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 사망률 1위 질환인 비만은 백색지방조직에 지방이 과하게 축적되면서 발생한다. 또한 비만으로 인해 당뇨병이나 심혈관계 질환과 같은 다양한 합병증을 불러올 수 있으며, 일부 암의 발생 및 악화에도 연관이 있다.

이 때문에 비만을 예방하거나 치료하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지방조직을 모방할 수 있는 모델이 개발되고 있다.
하지만 기존 방법은 지방세포의 기능성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또한 지방조직의 미세환경을 모방하고 생리·병리학적 특징을 재현하는 데도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이 개발한 생체모사칩은 외부가 지방조직에서 분리한 세포와 세포 사이 공간을 채우는 물질, 즉 세포외기질(ECM) 기반 하이드로젤 구조체로 만들어졌다. 이 구조체 안은 상부에 지방세포가 3차원으로 배양된 미세 공간이 있으며, 하부에는 지방 내피세포가 공동배양된 미세공간으로 이뤄졌다.

우선 정상 지방조직과 비만 지방조직을 세포없이 만드는 기술을 이용해 세포외 기질로 이뤄진 하이드로젤을 만들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하이드로젤은 조직 특유의 생리·병리학적 특징을 갖고 있어 지방조직만의 특수한 미세환경을 정확히 모방한다. 또한 배양된 1차 지방세포의 기능을 장기간 유지하는데 도움을 줬다.

연구진은 각각 비만과 정상 지방조직 생체칩을 만들어 비만 지방 조직내에 혈관 내피세포에서 관찰되는 기능 장애를 재현해냈다. 비만에 의해 증가된 지방 내 염증 반응은 혈관내피 세포를 활성화시키며 지방내 면역세포의 수를 증가시켰다. 이같은 병리학적 특징은 개발된 비만 지방조직 생체칩에서 약 2배 높은 면역세포 부착을 통해 관찰할 수 있었다.

또한 연구진은 지방조직 생체칩을 통해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비만과 암의 연관성을 살펴봤다.
그결과, 비만 조건에서 암세포의 이동성과 조직에 부착되는 양이 약 2배가량 늘어났다. 이는 비만 지방조직과 암세포의 직접적인 상호작용을 일으킨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편,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생체모사칩을 생체소재 분야 국제 학술지 '악타 바이오머터리얼리아(Acta Biomaterialia)'에 발표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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