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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적 구도·색채속 돋보이는 '얼굴' [손이천의 '머니&아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06 18:08

수정 2023.03.06 18:08

김인승 '도기를 다루는 소녀'
안정적 구도·색채속 돋보이는 '얼굴' [손이천의 '머니&아트']
'장미 화가'로 널리 알려진 김인승(1911~2001)은 시간의 흐름에 따른 빛의 변화를 화면에 담는 인상주의 기법과 고전주의 회화에서 볼 수 있는 조화롭고 안정적 구도를 채택해 독자적인 미감을 완성했다. 1974년 미국으로 이주한 후 장미와 모란을 많이 그려 '장미 화가'라는 별명을 얻었지만, 초기에는 인물화를 많이 그렸다.

1911년 경기도 개성에서 태어난 김인승은 일본 도쿄미술학교에서 그림을 배웠고, 졸업하던 해인 1937년 조선미술전람회에서 '나부'로 최고상을 수상하며 화단에 본격 데뷔했다. 이 시기 그는 탄탄한 데생 실력을 바탕으로 서양의 사실적인 미술 기법을 도입, 섬세한 붓질로 인물과 사물 등 대상을 완벽하게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가 그린 인물화의 가장 큰 특징은 대상의 정확한 묘사인데, 특히 그는 인물화의 본질은 인간의 성격 표현에 있다고 여겼기에 얼굴 묘사에 집중했다. 또 다른 특징은 엄격한 고전미로, 그의 작품은 화면을 전부 활용하는 안정적이며 짜임새 있는 구도와 색채로 이뤄져 있는 경우가 많다.


지난달 말 케이옥션 경매에 출품돼 치열한 경합 끝에 3억2500만원에 낙찰된 김인승의 1955년 작품 '도기를 다루는 소녀(사진)'에는 이러한 인물화의 특정이 잘 나타나고 있다. 소녀의 이국적이면서도 고전적인 아름다움은 작가의 탄탄한 묘사 능력과 깔끔한 색채, 안정감 있는 화면 속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한편, 인물화에 관심이 많았던 김인승은 유명인의 초상화도 많이 그렸는데, 일반에 전면 개방된 청와대 세종실에 걸려 있는 역대 대통령의 초상화 중 이승만, 윤보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초상화가 그의 작품이다.

케이옥션 수석경매사·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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