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기업·종목분석

'남 좋은 일만 하는' 카카오..."주가 회복은 언제하나"

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09 06:00

수정 2023.03.09 05:59

카카오 판교오피스 전경. 뉴스1 제공
카카오 판교오피스 전경. 뉴스1 제공

[파이낸셜뉴스] "카카오부터 먼저 챙겨라!"
카카오가 조(兆) 단위를 투자하며 SM(에스엠)엔터테인먼트 인수전에 뛰어들었지만, 카카오의 주주들은 불만을 감추지 않는다. 에스엠 인수가 카카오의 주가에 과연 도움이 될 거냐는 의문 때문이다. 실제로 카카오의 주가는 또 다시 5만원대로 추락했다.

■SM 60.9% 오를 때 vs 카카오 16.6% 하락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90% 하락한 5만91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7일에 이어 이틀 연속 3%대 하락을 맞은 카카오의 주가는 지난 1월 6일 이후 두 달여 만에 5만원대로 추락했다.

카카오의 주가가 3% 하락세를 보인 이틀은 카카오가 에스엠 주식에 대한 공개매수를 시작한 이후이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오는 26일까지 1조2500억원을 투입해 주당 15만원을 주고, 에스엠 지분 35%(833만3641주)를 사들이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덕분에 에스엠의 주가는 연일 고공행진이다. 올해 초 7만원대를 기록했던 주가는 지난 달 9일 9만8500원까지 올랐고, 이날 15만8500원까지 올랐다.

그러나 카카오 주가는 지난 달 9일 고점을 찍은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달 7일 에스엠이 카카오에 대해 신주 및 전환사채를 발행한다고 공시한 후 3거래일 동안 상승세를 보이며 주가는 7만900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이후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가처분 신청과 하이브의 공개매수 등의 악재가 이어지면서 한 달 만에 16.64%가 떨어졌다. 카카오의 주가가 16.64% 빠지는 동안 에스엠의 주가는 60.91% 오른 것이다.

이 때문에 주주들은 종목토론방 등을 통해 "주가가 안 좋은데 왜 카카오가 돈을 쓰나", "카카오엔터 물적분할로 또 한탕할 생각뿐이냐"라고 비판하고 있다.

■카카오엔터 상장 위해 '승자의 저주'?
카카오가 에스엠 인수전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건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사업 확장에 대한 의지로 풀이된다. 현재 카카오의 자회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웹툰, 웹소설 등 스토리 부분에선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케이팝(K-pop) 분야는 기존 대형 연예 기획사들에 비해 경쟁력이 부족하다. 글로벌 사업 확장을 위해선 케이팝 지식재산권(IP)과 팬덤 커뮤니티를 놓칠 수 없는 상황이다.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카카오엔터는 올해 1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 등으로부터 약 1조2000억원의 투자 유치를 했다.

증권가에서도 에스엠 주식 공개매수를 통해 카카오엔터의 기업공개(IPO) 모멘텀이 본격화됐다고 평가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엔터와 카카오픽코마를 합산해 IPO 기업가치를 최소한 25조원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는데, 이는 현재 영업이익의 100배 수준으로 달성이 녹록치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에스엠 인수에 성공하게 되면 카카오의 엔터부문(카카오엔터, 카카오픽코마 등)은 올해 매출 3조5000억원, 영업이익 3700억원, 내년 매출 4조4000억원, 영업이익 5000억원 달성이 가능한, 국내 유일의 글로벌 스케일로 재탄생하게 된다"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에스엠 인수를 위한 출혈도 결코 작지 않다. 이번 공개매수를 위해 카카오와 카카오엔터는 각각 6250억원씩을 투입한다. 자회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카카오는 보유 현금의 13% 이상을 소진해야 한다.

또한 에스엠의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하면서 '승자의 저주'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증권가에서 나오고 있는 에스엠의 적정 시가총액은 2조5000억원 가량이지만, 이날 종가 기준 시총은 3조7739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금융감독원은 하이브의 에스엠 주식 공개매수 기간에 카카오가 지분을 매집한 것이 주가에 영향을 미칠만한 행위(시세조종 혐의 여부)인지를 조사하겠다고 나서면서 관련 악재가 추가됐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카카오 주주 입장에서는 이 계약이 카카오를 위한 것인지, 카카오엔터를 위한 것인지가 명확하지 않아 부정적인 이슈일 수밖에 없다”며 “카카오엔터는 투자금 회수를 위해 상장해야 하는데 그때 SM 주주 이익 역시 보장받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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