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주가 123%' 뛴 에코프로비엠, 공매도 1천억 몰렸다

이주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10 05:00

수정 2023.03.10 16:19

테슬라 호재에 2차전지주 무서운 질주
"오를만큼 올랐다" 단기 조정 경고음도
에코프로비엠 본사 전경 /사진=뉴시스
에코프로비엠 본사 전경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2차전지 대장주 에코프로비엠의 질주가 계속되고 있다. 연초 이후 두 배 이상 상승하는 등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단기 급등세로 인해 주가가 조정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주가 올들어 123% 올라.. 시총 9조→20조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 주가는 올해 들어 123% 올랐다. 에코프로비엠은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양극재를 생산하는 업체다. 지난해 말 9만2100원에 머물렀던 주가는 지난 2월부터 본격적으로 오르더니 지난 6일에는 21만7000원까지 상승하면서 최고가를 찍었다.


이에 몸집도 크게 커졌다. 지난해 말 에코프로비엠의 시가총액은 9조원 수준이었지만 현재 20조원까지 불어났다. 지난 6일에는 21조원대까지 올라 코스닥 시총 2위인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훌쩍 넘어섰다.

테슬라의 생산량 확대 방침, 전기차 최대 시장인 중국의 경기 재개 기대감 등으로 2차전지 관련 종목이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호재가 더해진 영향으로 보인다. 주요 고객사인 삼성SDI의 신규 투자 계획 구체화, 장기 공급 계약 체결 가능성 등으로 투자 심리가 모이고 있는 상황이다.

증권가 목표주가 줄줄히 상향했지만..

에코프로비엠을 바라보는 증권가의 시선도 긍정적이다.

일례로 한국투자증권은 에코프로비엠의 목표주가를 기존 14만원에서 25만원으로 79% 올렸다. 2021년 1월에 제시한 목표가가 6만6712원이었던 점과 비교하면 약 2년 동안 무려 274% 상향됐다.

김정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SDI의 전기차용 2차전지 탑재량 증가세가 가팔라지고, SK온의 올해 전지 출하량 가이던스가 증가하면서 이익 추정치도 올라가고 있다”며 “높은 멀티플을 정당화하는 근거”라고 분석했다. 고객사 SK온의 배터리 공급 대상인 미국 포드의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 생산이 빨라지면서 에코프로비엠의 양극재 판매도 강세를 보일 것이란 설명이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역시 에코프로비엠에 유리하다는 평가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매년 타이트 해질 IRA 정책을 고려하면 완성차 제조사(OEM)와 셀 기업들은 탈중국 공급망이 잘 갖추어진 기업과의 계약을 선호하고 있다”며 “때문에 미국 내 수주 계약에 대한 기대감도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단지조정 가능성 커져.. 공매도도 급증

다만 주가가 추가적으로 오르기 위해서는 점유율 상승도 수반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전 세계 전기차 전지용 양극재 시장에서 에코프로비엠의 점유율은 10.0% 수준으로 추정된다. 포스코케미칼(9.4%), 엘앤에프(8.3%)와 비슷하다.

김정환 연구원은 "추가적으로 주가가 상승하거나 동종 업체 대비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으려면 점유율이 높아져야 한다"며 "삼성SDI, SK온 등 기존 고객이 아닌 신규 고객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단기 급등세로 인해 주가 조정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이 중장기적으로 성장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지만, 단기적으로 주가가 하락할 수 있기 때문에 단기 수익을 노리는 투자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연구원은 “주요 고객사와 중장기 계약 등 중장기적으로는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면서도 “최근의 급등세를 정당화하거나 설명하기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너무 많이 올랐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단기 조정을 대비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는 늘고 있다. 지난 1월 에코프로비엠의 공매도 일 평균 거래대금은 72억원 수준에 그쳤지만, 지난달 357억원으로 불어났다.
이달에는 더욱 증가해 현재 942억원으로 집계됐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