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정치

이란, 사우디와 외교 정상화 합의...중, 중재 이끌어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11 04:22

수정 2023.03.11 04:22

[파이낸셜뉴스]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가 중국의 중재로 10일(현지시간) 베이징에서 7년 만에 외교관계 정상화에 합의했다. 왼쪽부터 무사드 빈 모함메드 알-아이반 사우디 국가안보보좌관, 왕이 중국 국무위원, 알리 샴카니 이란 최고국가안보위원회 위원장. 로이터뉴스1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가 중국의 중재로 10일(현지시간) 베이징에서 7년 만에 외교관계 정상화에 합의했다. 왼쪽부터 무사드 빈 모함메드 알-아이반 사우디 국가안보보좌관, 왕이 중국 국무위원, 알리 샴카니 이란 최고국가안보위원회 위원장. 로이터뉴스1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가 10일(이하 현지시간) 외교관계를 정상화하고, 대사관도 다시 열기로 합의했다.

최근 중동·아랍 지역에서 영향력을 높이고 있는 중국이 양국간 협상을 중재했다.

AP는 미국이 중동 지역에서 서서히 발을 빼는 가운데 중국이 주요 외교적 성과를 이뤄냈다면서 특히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을 확정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열리는 시점에 외교적 기념비까지 세우게 됐다고 평가했다.

교리상으로 각각 시아파와 수니파 중심국가인 이란과 사우디의 관계정상화는 오랜 예멘 내전 종식 가능성도 높이고 있다.


이란과 사우디는 예멘에서 각각 후티족 반군과 정부군을 지원하며 대리전을 치르고 있다.

양국이 극적으로 관계정상화에 합의하면서 예멘 내전 역시 협상 물꼬를 틀 전망이다.

이란과 사우디는 7년 전인 2016년 사우디가 이란 반대 속에서도 시아파 고위 성직자 사형을 집행하면서 외교관계가 단절됐다.

당시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집권 초 권력을 장악하던 시기로 사우디는 예정보다 45일 앞당겨 형을 집행했다.

양국 관계 정상화 합의는 시진핑 3연임을 확정한 전인대가 열리는 중국 베이징에서 이뤄졌다.

이란 국영언론은 이란 최고국가안보위원회 수장인 알리 샴카니와 사우디 국가안보보좌관 무사드 빈 모함메드 알-아이반이 중 외교정책 수장인 왕이 국무위원의 중재 속에 합의문에 서명하는 장면을 내보냈다.

양국은 공동성명에서 '최대 두 달 이내에' 양국 국교를 재정상화하고, 대사관을 다시 개설하기로 했다. 양국 외교장관 회담도 추진하기로 했다.

왕이 국무위원은 "양측이 진실성을 보여줬다"면서 "중국은 이 합의를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유엔도 양국 화해를 환영하고 중국의 중재에 감사를 표했다.

유엔 대변인 스테판 듀자릭은 유엔본부에서 기자들에게 "이란과 사우디간 선린관계는 걸프지역 안정 핵심요소다"라고 말했다.

이란과 함께 시아파가 다수인 이라크도 환영했고, 오만도 바드르 알부사이디 외교장관의 트위터를 통해 이란과 사우디 관계재건을 반겼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카타르, 걸프협력기구(GCC), 예멘 반군, 레바논 헤즈볼라도 이를 환영했다.

미국은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번 협상에서 빠진 채 중국의 중재를 지켜만 봤던 미국은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을 통해 "양국의 외교적 성과를 환영하기는 하지만 이란이 의무를 이행할지는 두고 볼 일"이라며 여운을 남겼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