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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50명·2등 664명…희망이 '불신'된 로또

홍예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13 05:00

수정 2023.03.13 05:00

지난 12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복권 판매점 인근에 낙첨된 것으로 보이는 로또가 떨어져 있다. 지난주 664명의 당첨자가 나오며 이른바 '조작 논란'이 일었던 로또 복권 2등 당첨자가 이번주 60명으로 집계됐다. /뉴시스
지난 12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복권 판매점 인근에 낙첨된 것으로 보이는 로또가 떨어져 있다. 지난주 664명의 당첨자가 나오며 이른바 '조작 논란'이 일었던 로또 복권 2등 당첨자가 이번주 60명으로 집계됐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서민의 희망' 로또 복권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고 있다. 복권당국의 "현실 세계에서 불가능하다"는 강력한 해명에도 조작설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로또 조작설'이 화력을 잃지 않는 건 희박해 보이는 '우연'이 잇따라서다. 지난해 1등으로 50명이 동시에 당첨돼 의구심을 샀고, 최근에는 2등 복권이 103장이나 무더기로 당첨됐다.

한 판매점에서 2등 103건 나와

13일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와 복권 판매 대행을 맡은 동행복권 등은 "로또복권 조작은 어떤 경우에도 불가능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지난 4일 한 판매점에서만 2등이 103건 나오면서 로또 조작설에 화력이 붙었다. '추첨기를 조작이다', '녹화방송을 하는 게 아니냐', '복권발매단말기와 시스템 등을 조작해 당첨복권을 만드는 게 아니냐' 등의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

매주 로또 복권을 구매한다는 직장인 A씨는 "이번 일로 의심스러웠던 것에서 확실함이 생겼다"며 "미리 정보를 얻지 않고서야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아닌가 싶다. 정부 해명도 도무지 신뢰가 안간다"고 말했다.

10년간 로또를 샀다는 B씨는 "1등이 50명 나오고 한 명이 100장을 똑같은 번호를 찍었다는게 이게 말이되나"라며 "사람이 하는 일인데 조작이 불가능 하다고 하는게 더 의심된다"고 했다.

자영업자 C씨는 "이렇게 계속 말이 많은데 그냥 추첨 방식을 옛날 복권처럼 원판돌려 진행자가 화살로 쏘는 방식으로 바꾸면 안되는 건가"라고 말했다.

조작 논란 속 "추첨 방식 바꿔달라"

지난 4일 1057회 로또 추첨 결과, 5개 번호와 보너스 번호를 맞춘 2등이 무려 664건 나왔다. 그 가운데 103건이 서울 동대문구 한 슈퍼로 동일한 판매점이다. 당첨금은 모두 7억1027만5640원에 달한다. 보통 매 회차 2등 당첨 건수가 100건 내외인 점을 고려하면, 이번에 한 판매점에서만 한 회차 2등 전체에 달하는 당첨 건수가 쏟아졌다.

지난해 6월 제1019회 로또 추첨 결과 6개 번호를 모두 맞춘 1등 당첨자가 50명 나왔다. 특히 이 중에서 수동 선택은 42명이었다.

로또 1등 당첨자 50명은 역대 최다 기록이다. 특히 당시 1등 당첨자가 한 주 만에 50명으로 폭등해 조작 논란이 일었다. 제1018회 로또 1등 당첨자는 2명에 불과했다.

복권위 등에 따르면 로또 복권의 1등 당첨 확률은 814만분의 1, 2등 당첨 확률은 136만분의 1이다.

복권위는 "현실에서는 814만개의 번호조합 중 구매자 선호 번호, 기존 회차 당첨번호, 구매 용지 번호배열 패턴 등을 구매자가 집중 구매하는 현상이 발생해 당첨자가 많아질 수도 있고 적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생방송 중계·경찰 입회…조작 불가능"

정부는 로또를 둘러싼 여러 의혹에 적극 해명하고 있다. 우선 '녹화방송'이라는 의혹과 관련해 "온라인복권 추첨은 생방송(토요일 20시30분~40분)으로 전국에 중계된다"며 "방송 전에 경찰관 및 일반인 참관 하에 추첨기계의 정상 작동 여부 및 추첨볼의 무게 및 크기 등을 사전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복권 추첨기 및 추첨볼은 경찰관 입회하에 봉인작업 및 봉인번호를 기록하고, 추첨 당일 경찰관 입회하에 봉인검사, 봉인해제 등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복권위는 "조작을 위해서는 추첨방송 즉시 독립적으로 차단된 4개 시스템에 동시에 접속해 자료를 위·변조하고 인쇄 불능 상태의 복권발매기에서 실물복권을 인쇄해야 한다"며 "마감과 동시에 확정된 4개 시스템의 복권정보, 판매 마감 보고서 및 오후 8시30분 추첨된 당첨정보를 확인하는 추첨보고서까지 조작해야 되는데, 이는 현실 세계에서 일어나기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복권위는 "로또복권은 무작위 확률 게임으로서 1019회차에서 1등 50명이 당첨된 것처럼 당첨자 수가 많은 현상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며 "해외에서도 이러한 이례적인 상황이 다수 확인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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