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지구 위협하는 우주쓰레기 100조개…"1370조 우주산업 최대 리스크"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13 05:00

수정 2023.03.13 05:00

과학자들은 지구 궤도를 둘러싸고 있는 크고 작은 우주 쓰레기가 100조개가 넘어섰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사진은 유럽우주국(ESA)이 그려본 지구궤도내 우주 쓰레기 분포도. /ESA 제공
과학자들은 지구 궤도를 둘러싸고 있는 크고 작은 우주 쓰레기가 100조개가 넘어섰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사진은 유럽우주국(ESA)이 그려본 지구궤도내 우주 쓰레기 분포도. /ESA 제공
[파이낸셜뉴스]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우주 쓰레기가 100조개 이상인 것을 추정된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1370조원으로 급성장할 우주산업은 물론 우리 생활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과학자들이 경고하고 나섰다. 우주 및 해양 과학자들은 우주 쓰레기의 심각성을 주장하면서 우주산업 확장으로 지구 궤도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손상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법적 구속력을 가진 조약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우주·해양 과학자들 "국제협약 시급" 해결 촉구

13일 과학계에 따르면 영국 플리머스대, 아리바다 이니셔티브, 미국 텍사스대 오스틴, 캘리포니아공과대, NASA 제트추진연구소, 스페이스포트 콘월, 영국 런던 동물학협회(ZSL) 연구진은 공동으로 우주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과 세계 각국이 협력해 조약을 체결해야 한다고 국제 과학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플리머스대학교 이모젠 나퍼 박사는 12일 "우주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세계적인 합의가 없다면 바다의 플라스틱 쓰레기처럼 비슷한 길을 가게 될 것"이라며 "우주에서 같은 실수를 하지 않을 수 있고, 우주에서 '공유지의 비극'을 막기 위해 함께 노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이언스는 위성 기술과 해양 플라스틱 오염 전문가들의 국제적 협력은 지구 궤도를 잘 관리하는 방법에 대한 세계적 합의가 시급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주 쓰레기가 인공위성과 충돌해 허블 우주 망원경을 수리하기 위해 우주를 탐사하던 주인공이 우주 미아가 된다는 우주재난 SF영화 '그래비티'의 한장면. 과학자들은 이같은 재난이 언제든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영화 그래비피 갈무리.
우주 쓰레기가 인공위성과 충돌해 허블 우주 망원경을 수리하기 위해 우주를 탐사하던 주인공이 우주 미아가 된다는 우주재난 SF영화 '그래비티'의 한장면. 과학자들은 이같은 재난이 언제든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영화 그래비피 갈무리.
우주쓰레기 1만700톤…방치할수록 계속 증가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세계 우주산업이 2020년 3850억 달러(약 480조원)에서 2030년 5900억 달러(약 735조원), 2040년에는 1조1000억 달러(약 137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우주 쓰레기가 급성장하고 있는 우주산업 시장의 최대 리스크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과학자들은 현재 지구 궤도에 있는 인공위성은 9000여개 정도지만, 2030년엔 6만개 이상으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문제는 지금 지구를 돌고 있는 오래된 위성 조각, 즉 우주 쓰레기가 100조개가 넘는다는 사실이다. 유럽우주국(ESA)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우주 쓰레기로 인해 인공위성이 고장 나거나 폭발, 충돌 또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인공위성 궤도를 수정하는 일이 640여 차례 있었다.

지구 궤도를 둘러싸고 있는 우주 쓰레기는 총 1만700톤을 넘어섰다.

첫 인공위성이 발사된 1957년 이후 지난해까지 쏘아올린 횟수는 6370번이었으며, 이 발사체로 지구 궤도에 올려놓은 인공위성은 1만5070개에 달한다. 이 중 아직까지 지구 궤도에 있는 인공위성은 약 9790개이며, 지금도 작동하고 있는 인공위성은 7200여개다.

우주 보안감시 네트워크(SSN)에서 정기적으로 추적·감시하고 있는 우주 쓰레기는 약 3만2300여개다. 모든 물체를 추적하고 관리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주 쓰레기는 10㎝ 이상이 3만6500개, 1~10㎝ 이하는 100만개, 1㎜~1㎝의 우주 쓰레기는 1억3000만개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우주 쓰레기가 그보다 많은 100조개를 넘어섰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를 계속 방치한다면 서로 충돌하고 폭발하면서 그 양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게 중론이다.

공해상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서 해법 찾아야

과학자들은 인류가 지구의 한 부분에서 배운 교훈을 다른 부분에 적용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지구 궤도에 있는 쓰레기 문제가 공해상의 플라스틱 쓰레기와 닮은 꼴이라는 것이다.

플리머스대 국제 해양 쓰레기 연구팀장인 리차드 톰슨 교수는 "10년 전에도 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잘 알고 있었고, 만약 당시에 행동을 취했다면 우리 바다에 있는 플라스틱의 양은 지금의 절반으로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지구의 미래를 보호하기 위해 훨씬 더 적극적인 자세를 취할 필요가 있으며, 우주 쓰레기가 쌓이는 것을 해결하는데 바다에서의 실수로부터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200여 국가가 20년간 노력한 끝에 공해를 보호하기 위한 조약이 체결됐다.

UN은 지난 5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국제해양조약 제정 협상을 타결했다. 이 조약의 핵심 목표는 2030년까지 공해의 30%를 보호 구역으로 지정해 어업과 항로 설정, 심해 채굴 등을 제한함으로써 해양 환경을 보호하는 것이다. NASA 제트 추진 연구소 킴벌리 마이너 박사는 "새로운 유엔 해양 계획을 우주 쓰레기 문제에 반영하고, 지구 궤도의 오염을 최소화하는 것은 지속적인 우주 탐사, 위성 연속성, 그리고 생명을 변화시키는 우주 기술의 성장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위성 잔해가 발사될때부터 생산자와 사용자 책임을 이행하기 위한 조치를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책임을 이행하도록 북돋아 주기 위한 방법을 검토할때 상업적 비용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고려사항은 각국이 세계 플라스틱 조약을 위한 협상을 시작하면서 해양 플라스틱 오염을 해결하기 위한 제안과 일치한다.
또한 우주 쓰레기 문제와 관련해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남획, 서식지 파괴, 심해 광산 탐사, 플라스틱 오염으로 이어진 공해상의 사례와 같은 운명을 맞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