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習 '1인 천하'… 총리·부총리 등 국무원도 친위세력으로[시진핑 3연임 시작]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12 18:08

수정 2023.03.12 18:08

만장일치로 국가주석 재선출
당·국가·군 '통합 1인' 체제
경제·美와 갈등·대만 문제 등
집권 3기 해결 과제 수두룩
시진핑과 리창 신임 총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이 11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제14차 전국인민대표대회 제1차 회의 제4차 전체회의에서 리창 신임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이날 리창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은 국무원 총리로 선출됐다. 신화뉴시스
시진핑과 리창 신임 총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이 11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제14차 전국인민대표대회 제1차 회의 제4차 전체회의에서 리창 신임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이날 리창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은 국무원 총리로 선출됐다. 신화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신중국 건국 이후 첫 3연임에 성공하면서 마오쩌둥 이후 전례가 없던 장기집권체제를 완성했다. 또 중국 공산당에 이어 행정부인 국무원에도 친위세력을 전진배치하며 집권 3기 지도부 진영을 완비했다.
이로써 시 주석은 당·국가·군에 걸친 통합 1인자로서의 3차 임기를 시작하게 됐다. 관측통들은 시 주석이 자신으로 결정권한을 강화한 '집중통일영도'와 '당정통일' '당강정약' 시대를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마오쩌둥 후 첫 장기집권 완성

중국 연례 최대 정치행사 양회의 한 축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지난 10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14기 1차 회의 제3차 전체회의를 열고 2952명 만장일치로 시 주석을 국가주석에 재선출했다. 또 전인대는 국가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으로도 반대나 기권 없이 전원 찬성 표결했다.

시 주석은 취임선서에서 "부강하고 민주적이고 문명적이고 조화롭고 아름다운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을 건설하기 위해 노력하고 분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지난해 10월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서 중국 권력의 정점인 당 총서기와 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에 선출되며 집권 3기를 시작했다. 이날 임기 5년의 국가주석으로도 선출됐기 때문에 당과 국가, 군에 걸친 명실상부한 최고지도자가 다시 됐다.

당초 중국은 국가주석이라도 국무원 총리를 비롯한 다른 국가 고위직과 마찬가지로 연임까지만 할 수 있도록 했다. 장기집권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 하지만 2018년 헌법 개정을 통해 3연임 제한 규정이 사라졌고 시 주석은 해당 개정 내용의 첫 적용을 받았다. 신중국 건국 이후 국가주석 3연임 사례는 시 주석 이전에 없었다. 중국 헌법상 국가주석은 법률 공포, 국무원 총리·부총리·국무위원·각 정부 부처 부장과 각 위원회 주임 임면, 특별사면, 긴급사태 및 전쟁 선포, 동원령 공포, 대사 파견·소환, 조약 비준·파기 등을 전인대와 전인대 상무위원회 결정에 입각해 실행한다. 중국 헌법상 직책이 아닌 '국가기구'로 규정돼 있다. 대외적으로 중국을 대표하는 국가원수라 할 수 있다.

■지도부에 친위세력 전진배치

중국 서열 2위 국무원 총리에는 예상대로 시 주석의 복심이자 측근 그룹인 '시자쥔'의 핵심인물 리창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선출됐다. 중앙정부 근무경력이 없는 데다 시 주석의 직속 부하 출신이라는 점 등을 근거로 향후 총리 권한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일각에선 전망한다.

시진핑 1기에서 인사 업무, 2기에선 사정 작업을 총괄한 자오러지 상무위원은 전인대 상무위원장에, 시 주석의 책사로 꼽히는 왕후닝 상무위원은 최고자문기구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에 각각 선출됐다.

국가 부주석엔 시진핑과 같은 태자당(혁명원로 자제그룹)이 아닌 '상하이방'(상하이 출신 정·재계 인맥)의 한정 부총리가 임명됐다. 한정 부주석은 전인대 행사장에 시진핑·리창·자오러지·왕후닝에 이어 다섯 번째로 등장해 서열 상승을 시사했다.

부총리들도 모두 물갈이됐다. 수석인 상무 부총리는 시진핑의 '문고리 권력' 또는 '그림자'로 불린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딩쉐샹이 맡는다. 류허 전 부총리의 뒤를 이어 경제담당 부총리는 경제분야 핵심 시자쥔인 허리펑에 돌아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기술직 관료 출신의 장궈칭 부총리와 류궈중 부총리는 각각 농업·상업·무역과 교육·과학·보건 등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국무원 내 서열상 부총리와 장관인 부장 사이에 위치한 국무위원에는 리상푸 중앙군사위원(국방부장 겸임), 왕샤오훙 공안부장, 우정룽 전 장쑤성 당 서기와 선이친 전 구이저우성 당 서기(여), 친강 외교부장이 각각 지명됐다.

경제분야인 재정부장·상무부장·인민은행 총재에는 류쿤·왕원타오·이강이 유임됐다. 리 총리와 허리펑 부총리가 경제라인의 새 투톱으로 나선 상황에서 '안정 속 발전'이라는 기조를 고려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거시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발개위 주임에는 안후이성 당 서기를 지낸 정산제가 임명됐다.

리시 당 중앙기율검사위 서기와 류진궈 국가감찰위 주임은 쌍두마차로 반부패 사정작업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군부 내 '시진핑 호위대'로 인식되는 장여유샤와 허웨이둥은 인민해방군 총지휘부인 중앙군사위 부주석에 선임됐다.
잉융 최고인민검찰원 검찰장과 장쥔 최고인민법원장은 각각 검찰과 법원 분야에서 시 주석을 보좌한다.

친위세력으로 정권을 구성했어도 경기 하방압력 증가와 미국 등 서방의 포위망 강화, 글로벌 반중 정서, 기술 자립·자강, 대만해협의 긴장, 신장·티베트 인권 논란, 인구감소를 비롯한 해결해야 할 숙제가 쌓였다는 지적도 있다.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과 국가데이터국을 신설하고 과학기술부를 슬림화한 뒤 공산당 직속 당 중앙금융위원회와 중앙과학기술위원회 아래에 두는 것으로 국무원 조직을 개편한 것도 이러한 대내외 상황을 고려한 '권력 강화 조치'로 풀이된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