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4전5기의 통신 30년… 車 전장서 혁신·도전 이어갈 것"[중기·벤처 'Why Pick']

강경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12 18:49

수정 2023.03.12 19:13

다산네트웍스
美 실리콘밸리서 인터넷 시대 목격
장비 국산화 앞장서 외환위기 극복
車 부품사 등 인수하며 사업다각화
CCU·이더넷 등 車 전장사업에 무게
무에서 유 만드는 벤처기업가 될 것
남민우 다산네트웍스 회장
남민우 다산네트웍스 회장
남민우 다산네트웍스 회장

"인터넷 장비에 이어 자동차 통신 분야에서 선도회사로 성장할 것입니다." 창립 30주년을 맞은 다산네트웍스 남민우 회장은 "인터넷 장비에서 축적해온 통신기술을 자동차 전장 분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12일 밝혔다.

지난 1993년 다산네트웍스(옛 다산기연)를 창업한 남민우 회장은 현재 △네트워크 △제조 △벤처 등 3개 사업 분야에 총 17개 계열사를 두고 있다. 주요 계열사로는 코스닥 상장사인 다산네트웍스와 솔루에타, 미국 나스닥 상장사인 DZS 등이다.

아울러 디엠씨(자동차부품)와 디티에스(열교환기), 에이지(반도체부품) 등 제조 계열사를 두고 있다. 이외에 한국전자투표(전자투표)와 다산카이스(사물인터넷), 호코스(화장품), 스타콜라보(패션) 등 벤처 계열사를 육성 중이다.
다산그룹 전체 매출액은 8000억원 규모다.

남 회장은 "창업 후 지난 30년을 돌아보면 △외환위기(1998년) △벤처 버블 붕괴(2001년) △사업 지속성 위기(2004년) △금융위기(2008년) 등 총 네 차례 위기를 경험했다"고 했다.

그는 이러한 위기와 함께 이를 극복한 과정을 '4전5기'라고 표현한다.

창업 초기 미국 실리콘밸리 업체들로부터 소프트웨어 등을 수입해 국내에 공급하던 남 회장에게 1998년 불어닥친 외환위기는 위기이자 기회였다. 회사를 살리기 위해 실리콘밸리로 넘어가 거래처와 협상을 통해 대금 지급 기일을 가까스로 연장했다. 남 회장은 "당시 미국에 머무는 동안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인터넷 시대가 열리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돌아온 남 회장은 곧바로 인터넷 장비 사업에 착수했다. 그 결과 다산네트웍스는 이더넷 스위치와 광통신 장비 등을 국산화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2000년에는 코스닥 시장에도 상장했다.

2008년 금융위기도 또 하나의 전환점이 됐다. 남 회장은 "미국 리먼브라더스 파산으로 촉발한 금융위기 당시 전 직원 30% 가량에게 유급휴가를 실시하는 등 방법을 통해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고 돌이켰다.

금융위기 이듬해 인터넷 장비 시장 호황이 찾아오면서 어느 정도 재무적인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2010년에는 매출액 1939억원에 영업이익 240억원이라는 기록적인 실적을 올리기도 했다.

남 회장은 "여러 차례 어려움을 극복한 뒤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 사업다각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같은 판단 속에 2012년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디엠씨 인수를 시작으로 솔루에타(기능성소재), 디티에스(플랜트) 등을 잇달아 계열사로 편입시켰다. 특히 2017년에는 미국 인터넷 장비 3위 업체인 존테크놀로지(현 DZS)를 인수하며 업계 주목을 받았다.

이러한 사업다각화 노력은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위력을 발휘했다.

남 회장은 "코로나 팬데믹이 이어진 3년 동안 인터넷 장비 사업은 저조했던 반면 자동차 부품과 소재, 플랜트 사업이 호조를 보이면서 그룹 차원에서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밝혔다.

앞으로의 사업은 자동차 전장에 무게 중심을 둘 계획이다.

실제로 다산네트웍스는 현대모비스와 자동차 통신 통합 제어장치인 'CCU(Central Communication Unit)' 이더넷, 현대두산인프라코어와 중장비 유무선 통신 제어장치인 'TGU(Telematics Gateway Unit)' 개발 등 자동차 전장 관련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남 회장은 "인터넷 시장은 사무실에서 가정, 스마트폰에 이어 최근 자동차 분야로 확장하는 중"이라며 "인터넷 등 통신을 비롯해 부품, 소재 등 자동차 전장 사업을 강화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 회장은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이사장을 겸하면서 청년 창업을 독려하는 한편, 후배 벤처기업가들에 멘토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앞으로 30년도 기회를 찾아 누구보다 먼저 도전하고 끊임없이 혁신해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영원한 벤처기업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butter@fnnews.com 강경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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