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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심규승 일진제강 대표 “마이너 철강 쿼터 늘려야, 현재 33%만 생산”

권준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14 07:00

수정 2023.03.14 12:03

심규승 일진제강 대표. 일진제강 제공
심규승 일진제강 대표. 일진제강 제공
[파이낸셜뉴스 임실(전북)=권준호 기자] “현재 제한된 철강 쿼터(할당) 제도로 심리스강관 최대 케파(생산능력) 30만t 중 10만t 정도만 생산 중입니다. 할당량이 조금 더 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지난 9일 일진제강 전북 임실 공장에서 만난 만난 심규승 일진제강 대표는 “국가 차원에서 대기업 뿐 아니라 중견기업에도 쿼터 제도 등을 유연하게 적용 해주면 좋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회사의 미국 의존도가 상당히 높은 상황이라 관련 정책이 필요하다”며 “특히 미국은 기업별로 쿼터를 주는 게 아니라 국가별로 주기 때문에 배분이 큰 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였다.

"철강 중견기업에 수출 쿼터(할당) 늘려야"
일진제강은 ‘이음새 없는 파이프’인 심리스강관을 최초 국산화한 곳이다. 심리스강관은 석유 채굴·이송, 보일러 배관 등 다양한 곳에 사용된다.
특히 지난해 큰 폭의 유가 상승으로 미국 셰일 가스 사업자가 크게 늘어나 수요도 함께 증가했다.

심 대표는 “일진제강의 심리스강관 수출 가운데 70~80%가 미국 주문량”이라며 “대기업은 제공된 쿼터 양을 맞추지 못해 수출 양을 맞추지 못하지만 저희 같은 중견기업은 더 생산하고 싶어도 쿼터가 적어 그러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철강 업계에 따르면 대미 수출 철강 쿼터제가 시작된 지난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내 기업이 미국에 수출한 강관 물량 가운데 상위 4곳의 수출비중은 83%인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이들은 할당 받은 물량을 채우지 못했다. 상위 4곳을 제외한 나머지 74개사 중 쿼터가 있는 30개사의 수출 물량은 17%에 불과하다.

이와 관련, 일진제강은 절대적인 미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글로벌 영업망 확대, 미국 현지 공장 건설 등을 계획하고 있다. 심 대표는 “전략적으로 유럽, 동남아시아, 중동 등으로 글로벌 영업망을 확대할 것”이라며 “현재 미국에 판매 법인이 있는데, 올해 상반기 내로 미주가 아닌 지역에도 전담 영업팀을 만들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IPO 통해 美 현지 공장 건설, 추가 투자 검토"
일진제강은 현재 미국 현지 공장 건설도 검토하고 있다. 그는 “공장 사이트 자체를 미국으로 옮기면 쿼터 제도에 대한 제약은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상반기 내로 현재 1공장 부지 옆 2공장 활용 방안도 세울 예정이다. 2공장은 1공장 부지(13만3223㎡)보다 두 배 가량 넓다. 현재는 심리스강관 공장 증설, 전기차 부품 신증설 등 다각도로 검토되고 있다. 일진제강이 예상하는 투자금은 4000억원 안팎이다.

일진제강은 이를 위해 이르면 올해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구체적인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어느 정도 진전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일진제강은 향후 친환경, 자동차 부품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계획이다. 심 대표는 “수소 운송·저장 분야 파이프는 현재 개발 단계”라며 “내년 정도면 상용화 하는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자력 발전 연료 사용 이후 저장 및 폐기를 위해 필요한 저장·폐기실도 개발하는 중이다.
패키징 형태로 발전해나가고 있다”고 했다. 일진제강은 또 전기·내연기관차에 모두 쓰이는 구동 회전축(바퀴를 돌려주는 역할을 하는 부품)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


심 대표는 “작년보다 올해 매출액, 영업이익을 모두 10% 이상 성장시킬 것”이라며 “현재 글로벌 점유율 5% 미만이지만 5년 뒤 10%로 성장시킬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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