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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마켓워치] 니치향수와 수제맥주가 M&A 인싸로 거듭난 까닭은?

김경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13 14:16

수정 2023.03.13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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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정KPMG, '글로벌 소비재 M&A 시장 트렌드' 분석

[fn마켓워치] 니치향수와 수제맥주가 M&A 인싸로 거듭난 까닭은?

[파이낸셜뉴스] 최근 글로벌 소비재 인수합병(M&A) 트렌드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섹터가 니치향수와 수제맥주로 나타났다. 전 세계적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증대되면서 글로벌 소비재·유통 M&A 시장이 다소 위축되고 있으나 성장 가능성이 있는 섹터에 과감하게 투자하는 글로벌 소비재 기업들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정KPMG는 13일 ‘소비재 시장의 패러다임 전환과 M&A 트렌드’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소비재기업들의 M&A 트렌드를 조명했다. 최근 글로벌 소비재기업들은 △니치향수 △건강 스낵 △브루어리·와이너리 △하이엔드 리빙 등 주요 분야에 관심을 두고 활발한 M&A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패션·뷰티기업들이 니치향수에 주목한 점도 눈길을 끈다. 대량 생산되는 매스 향수에 대한 수요가 줄고, 천연향료를 기반으로 소량 생산돼 흔치 않은 니치 향수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고 있어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전 세계 프레스티지 향수 시장 규모는 2021년부터 연평균 8% 수준의 성장세를 보이며, 오는 2025년 182억달러까지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니치향수에 대한 수요가 늘 것으로 보임에 따라 글로벌 화장품기업들은 니치향수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 '조말론' '프레데릭 말' 등 유명 향수 브랜드를 보유한 에스티로더는 지난해 말 '톰포드'까지 향수 라인업에 추가했다.

스페인 뷰티기업 푸이그는 '바이레도' 인수에 성공하며 탄탄한 향수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데 성공했고, 럭셔리기업 LVMH는 고급 향수 브랜드 '메종 프란시스 커정'을 사들인데 이어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향수와 화장품을 제조하는 '불리1803'을 품었다.

글로벌 스낵업체들은 프리미엄 스낵, 건강 스낵에서 성장 모멘텀을 강화하고 있다. ‘오레오’로 유명한 미국의 몬델리즈 인터내셔널은 글루텐프리 초콜릿 쿠키, 무설탕 비건 초콜릿, 단백질 에너지바 브랜드를 사들였고, 더허쉬컴퍼니 역시 '킷캣' '키세스' 등 초콜릿을 넘어 스낵시장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2017년부터 각종 스낵 브랜드를 탐색하고 있다.

일반맥주 대신 크래프트 비어로 불리는 수제맥주를 찾는 소비자들이 급격히 많아지자 AB인베브, 기린, 하이네켄 등 대형 맥주 제조기업들은 수제맥주를 성장동력으로 보고 양조장 인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와이너리 인수 사례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2019년 미국의 와인 생산업체 디스팅귀시드 빈야드가 미국 나파밸리에 소재한 마크햄 빈야드와 텍스트북 빈야드 두 곳을 인수하면서 주목받은 바 있다. 이 밖에 LVMH, 케링 등 럭셔리 그룹과 신세계프라퍼티 등 럭셔리·유통업계에서도 와인 인수·합병 분위기에 가세하면서 열기가 고조됐다.

홈퍼니싱 등 라이프스타일 업종에서는 하이엔드 가구기업이 적극적인 M&A 성장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150년 역사를 자랑하는 덴마크의 프리츠한센은 스카게락을 인수하면서 실내용 가구를 넘어 아웃도어 퍼니처로 사업 범위를 확장하는 도전에 나섰다.

보고서는 소비재 시장 내 새로운 성장 기회가 니치 향수, 건강 스낵, 수제맥주와 같이 기존 카테고리 라인의 ‘공백’에 존재한다고 봤다. 또 주력 비즈니스와의 시너지 창출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가는 기업이 눈에 띈다고 분석하고, 사업 확장 기회가 있는 미세한 틈을 파고들어 M&A에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삼정KPMG M&A센터 박영걸 상무는 “최근 글로벌 소비재기업들은 M&A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거나 신성장동력을 탐색하는데 주력하면서 안정적 성장을 위한 기반 다지기를 지속하고 있다”며 “불확실한 대외 여건 속에서도 디지털화, 소비자 취향 파편화, 프리미엄화 등 소비재 시장 분위기와 트렌드 변화를 주도하는 요소에 기반을 두고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기 위한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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