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햇빛으로 물에서 수소 뽑아내는 부품 내구성을 높였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13 14:10

수정 2023.03.13 14:10

표준과학연구원, 수소생산 전극 보호막 개발
100시간 이상 사용해도 초기 성능 85% 유지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소재융합측정연구소 김안순 박사팀이 개발한 광전극에 인공 태양광을 비추자 물 속에서 수소 기포가 만들어졌다. 표준과학연구원 제공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소재융합측정연구소 김안순 박사팀이 개발한 광전극에 인공 태양광을 비추자 물 속에서 수소 기포가 만들어졌다. 표준과학연구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소재융합측정연구소 김안순 박사팀이 햇빛으로 물에서 수소를 뽑아내는데 필요한 전극을 더 오래쓰고 효율이 높게 만들었다. 이산화티타늄 보호막을 최적화한 수소 생산용 전극은 100시간 이상 사용해도 초기 성능의 85%이상을 유지했다. 또한 수소 생산 효율까지 향상되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김안순 박사는 13일 "새로운 전극 보호막은 기존 방식보다 태양광 전극의 수명을 약 10배 향상할 수 있다"며 "그린 수소 시대를 앞당길 핵심기술"이라고 말했다.


그린 수소는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를 이용해 탄소 배출 없이 만드는 수소를 말한다. 대표적으로 태양광을 흡수하는 전극을 물에 넣은 뒤 전기로 물을 분해해 수소를 얻는 방식이다.

이 방식의 취약점은 태양광과 물에 의해 전극이 쉽게 부식된다. 전극 부식을 막기 위해 보호막을 씌우면 전기 전도율이 떨어져 수소 생산 효율까지 낮아진다. 이 때문에 그린 수소 생산을 아직까지 도입하지 못하고 있다.

태양광 전극의 보호막 소재에는 주로 이산화티타늄 등 산화물이 쓰인다. 산화물은 전기가 잘 통하지 않는 소재지만 보호막을 만드는 과정에서 전하가 이동할 수 있는 통로 역할을 하는 산소 결함이 만들어지면 물 분해가 가능해진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소재융합측정연구소 김안순 박사(왼쪽)와 연구진이 광전자분광기를 이용해 전극 보호막 내 산소 결함 양을 측정하고 있다. 표준과학연구원 제공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소재융합측정연구소 김안순 박사(왼쪽)와 연구진이 광전자분광기를 이용해 전극 보호막 내 산소 결함 양을 측정하고 있다. 표준과학연구원 제공
연구진은 수소 생산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전극 보호막의 산소 결함 양을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로 전극에 보호막을 씌우면 산소 결함의 양을 의도한 대로 조절할 수 있다. 연구진은 "산업계에서 이미 널리 쓰이고 있는 공정을 활용해 양산이 가능한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산소 결함의 양에 따라 전하가 이동하는 원리를 광전자분광법과 전기화학적 분석법을 통해 규명함으로써 광전극의 수명 연장과 수소 생산에 최적화된 결함 양을 제시한 것이다.

테스트한 결과, 수소 생산에 최적화된 보호막을 씌운 광전극은 100시간 후에도 85% 이상의 성능을 유지했다. 반면, 보호막이 없는 광전극은 1시간 이내에 수명이 급격히 저하돼 수소 생산 효율이 초기 대비 20% 아래로 급격히 떨어졌다.

연구진은 "이번 성과를 이용하면 태양광 전극의 효율과 수명을 극대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린 수소 생산 외에 태양광 전극을 사용하는 다른 청정 기술에도 응용 가능하다는 것. 특히 이산화탄소를 포집 후 태양광을 이용해 화학에너지원으로 전환하는 인공 광합성 기술이 대표적이다.

한편,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전극 보호막 제조 기술을 재료화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저널 오브 머티리얼즈 케미스트리 A(Journal of Materials Chemistry A)'에 발표했으며,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소재융합측정연구소 김안순 박사팀이 개발한 광전극에 인공 태양광을 비추자 물 속에서 수소 기포가 만들어졌다.<div id='ad_body3' class='mbad_bottom' ></div> 표준과학연구원 제공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소재융합측정연구소 김안순 박사팀이 개발한 광전극에 인공 태양광을 비추자 물 속에서 수소 기포가 만들어졌다. 표준과학연구원 제공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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