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마약에서 벗어난 사람들 "중독 증상, 드라마보다 끔찍"

주원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14 05:00

수정 2023.04.21 17:43

중독 경험자들이 말하는 '섬뜩한 부작용'
연령대별 맞춤 예방교육 대폭 강화해야
사진제공=넷플릭스 /사진=뉴스1
사진제공=넷플릭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 최근 국내외적으로 넷플릭스 드라마 '더글로리' 파트2가 화제를 모은 가운데 극중 섬뜩하게 묘사된 마약중독자에 대해 온라인상에서 "마약중독 예방교육 영상으로 적절한 것 같다", "진짜 저렇게 심각한지 몰랐다" 등의 폭발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실제 마약사범 감소와 원천적 예방을 위한 정부 차원의 마약예방 교육 강화나 재활 지원 등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경찰청 등에 따르면 최근 한 유명 연예인의 마약 투여 혐의가 언론에 보도된 것을 비롯해 10대 청소년층까지 파고드는 마약의 높은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정작 마약사범은 줄어들지 않는 추세다. 또한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에서 마약 중독자의 끔찍한 부작용 실태가 널리 회자되면서 마약 부작용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실제 마약 중독에 빠졌다가 단약에 성공한 이들은 "말기 중독 증상은 미디어에서 나오는 것보다 더 끔찍하다"고 입을 모았다.

"무감각·무감정.. 말기중독 증상은 상상초월"

파이낸셜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말기 마약 중독 증상을 경험한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부작용보다 훨씬 다양한 종류의 심각한 부작용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흔히 마약 중독자들은 흡입 마약 종류에 따라 흥분, 정신, 혼동, 신체조정력 상실, 사망 등의 부작용을 겪는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 필로폰 중독 상태였다가 단약 4년째인 20대 A씨는 "중독 증상, 부작용은 개인마다 다양하고 상상을 초월한다"고 토로했다.

A씨의 경우 마약에 중독됐을 당시 생긴 틱 증상이 없어지지 않아 1년 넘게 병원 진료를 받고 있고 일상생활에 커다란 지장이 갈 정도라고 한다.

'틱장애'는 본인 의지와는 상관없이 무의식적으로 특정 행동을 반복 하는 질환으로, 눈을 깜빡이거나 의미 모를 소리를 내는 것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그는 단약을 시작했을 때도 폭식 증세와 2~3주 동안 수면시간이 하루에도 15시간이 넘는 등 심각한 부작용을 경험했다고 털어놨다.

중독 치료를 받으며 2년째 단약 중인 20대 B씨는 마약 중독 상태를 '지옥'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필로폰을 투약하기 시작하면서 살이 20kg 가까이 빠졌다"며 "식욕이 없어지고 미각, 후각도 못 느껴 즉석밥을 전자레인지에 돌리지도 않은 채 씹어먹었다"고 고통스러웠던 당시를 떠올렸다.

B씨는 특히 이상했던 경험으로 '무감정 상태'를 꼽았다.

그는 "몸에 이상이 생겨도 전혀 무서운 감정이 들지 않고, 좋은 일이 생겨도 기뻐한 적도 없이 무미건조한 일상만 반복했다"며 "이런 상태가 내 주변 사람들한테도 나쁜 영향을 준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주장했다.

일상 파고드는 마약.. 철저한 예방교육 더 중요해져

이런 극심한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마약은 점점 더 일상속으로 스며들고 있다. 대검에서 발간한 '2022년 12월 마약류범죄월간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마약사범 검거인원은 1만8395명으로 검찰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2020년 1만8050명에서 2021년 1만6153명으로 감소했다가 다시 증가했다.

마약류범죄 암수범죄율(공식 통계에 잡히지 않는 범죄율)은 최소 28.6배로, 이를 감안해 실제 마약에 직·간접적으로 노출된 인원은 100만명에 이를 수도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마약사범 감소 등을 위해선 마약 유통 루트에 대한 원천 봉쇄와 함께 마약 예방 교육을 대폭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마약 사건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박진실 변호사는 "사건을 맡아보면 특히 젊은 층의 마약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거나 현실과 동떨어진 경우가 많다"며 "철저한 예방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진묵 중독상담가는 "외국의 경우 마약 종류별로 증상, 금단 현상, 부작용 등에 대해 정말 상세하게 교육한다"며 "우리나라도 연령대별 맞춤 예방 교육을 실시하는 한편 호기심을 자극하지 않도록 교육 방향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설정할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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