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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아기에 젖병 물려주던 '그리스 할머니'..93세 나이로 세상 떠났다

박상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14 07:48

수정 2023.03.14 07:48

에밀리아 캄비시 할머니(왼쪽 세번째)가 시리아 난민 아기를 받아 품에 안고 우유를 먹이고 있는 모습. 게시글에는 "그리스의 환대, 세 할머니가 난민 아기를 돌봐주고 있다"는 설명이 담겨 있다. /사진=레프테리스 파르트살리스 트위터 캡처
에밀리아 캄비시 할머니(왼쪽 세번째)가 시리아 난민 아기를 받아 품에 안고 우유를 먹이고 있는 모습. 게시글에는 "그리스의 환대, 세 할머니가 난민 아기를 돌봐주고 있다"는 설명이 담겨 있다. /사진=레프테리스 파르트살리스 트위터 캡처
[파이낸셜뉴스]
그리스 레스보스섬에 상륙한 시리아 난민들을 따듯하게 돌보는 모습이 포착돼 전 세계의 찬사를 받은 그리스의 에밀리아 캄비시(Aimilia Kamvysi) 할머니가 별세했다.

12일(현지시간) 그리스 국영 ANA-MPA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캄비시 할머니는 이날 향년 93세로 세상을 떠났다. 장례식은 13일 그의 고향인 그리스 레스보스섬에서 열릴 예정이다.

캄비시 할머니는 2015년 시리아 내전을 피해 그리스 레스보스섬에 상륙한 난민의 아기를 다른 두 할머니와 함께 품에 안은 채 우유병을 물려주는 모습이 우연히 사진기자에게 찍혀 보도되면서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2016년에는 노벨평화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2015년 당시 시리아 내전으로 인해 발생한 100만명 이상의 난민이 유럽대륙으로 밀려들고 있었다. 지중해의 작은 섬인 레스보스는 시리아와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유럽대륙으로 향하는 난민들이 거쳐 가는 장소였다.

캄비시 할머니는 막 구조된 시리아 난민들을 접했고, 경황이 없는 부모를 대신해 아기를 품에 안은 채 우유병을 물려줬다.
이러한 모습은 한 사진기자에 의해 우연히 포착됐고, 캄비시 할머니를 포함해 함께 포착된 할머니 세 명은 친절과 사랑, ‘연대’를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사진 속 다른 두 할머니는 각각 2019년과 2022년에 먼저 세상을 떠나, 캄비시 할머니는 ‘레스보스의 할머니들’ 중 마지막으로 세상에 남은 인물이었다.


당시 사진을 찍은 기자 레프테리스 파르트살리스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통해 “당신이 보여준 본보기는 항상 우리에게 인류애와 연대를 떠올리게 할 것”이라고 추모의 글을 남겼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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