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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 배상 해라" 파산한 실리콘밸리은행 주주들 경영진 상대로 소송 제기

홍창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14 07:34

수정 2023.03.14 07:43


실리콘밸리은행(SVB) 고객이 자신의 예금을 인출한 뒤 언론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실리콘밸리은행(SVB) 고객이 자신의 예금을 인출한 뒤 언론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실리콘밸리(미국)=홍창기 특파원】

사실상 파산한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의 주주들이 모기업인 SVB 파이낸셜 그룹 경영자들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13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SVB 주주들은 이날 SVB 파이낸셜 그룹의 최고경영자(CEO)인 그레그 베커와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대니얼 벡을 상대로 손해 배상을 청구하는 집단소송(class action)을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 있는 연방법원에 제기했다.

SVB 주주들은 금리 상승으로 인해 이 은행의 사업 기반이 약해지고 다른 은행보다 더 취약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사실을 경영진이 공개하지 않았다며 소송을 냈다.

SVB 주주들은 지난 2021년 1월 16일부터 이달 10일 사이에 있었던 SVB 투자자들의 불특정한 손해를 배상하라고 주장했다.


SVB는 수십년간 실리콘밸리 스타트업과 벤처기업들의 돈줄 겸 금고 역할을 해왔으나, 지난 9일 위기 상황을 맞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가 폭락했고 바로 다음 날 유동성 위기에 처하게 돼 폐쇄됐다.

당시 SVB 측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급격하게 올린 여파로 주요 고객인 스타트업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져 신규 예금이 줄어든 탓에 유동성 위기를 겪게 됐다고 발표했다.

이런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을 회사 측이 미리 알리지 않아 피해를 봤다는 것이 주주들의 주장이다.

이번 소송은 SVB 몰락 이후 처음 제기된 소송이며 앞으로 비슷한 소송이 이어질 것이라는 게 현지언론의 전망이다.


한편, 전날 미 금융규제 당국은 SVB 붕괴가 2008년 금융위기 같은 대규모 사태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모든 은행 예치금을 보험 한도와 상관없이 전액 보증하고 유동성이 부족한 금융기관에는 자금을 대출해 주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SVB 본사 정문 앞에 길게 늘어선 줄 /사진=연합뉴스
SVB 본사 정문 앞에 길게 늘어선 줄 /사진=연합뉴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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