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45년간 복역 세계 최장수 사형범에 日 법원 "재심 결정"

뉴시스

입력 2023.03.14 15:47

수정 2023.03.14 16:13

기사내용 요약
'강압수사로 허위자백했다'…고백했지만 '사형'
법원 재심에…가족 "기쁘다 지금껏 기다렸다"

[도쿄=AP/뉴시스]13일 일가족 4명을 살해한 혐의로 45년간 사형수로 살아온 하카마다 이와오(87)가 일본 최고재판소의 재심 허가를 받았다. 사진은 2019년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하카마다 씨의 기자회견 모습이다. 2023.03.14 *재판매 및 DB 금지
[도쿄=AP/뉴시스]13일 일가족 4명을 살해한 혐의로 45년간 사형수로 살아온 하카마다 이와오(87)가 일본 최고재판소의 재심 허가를 받았다. 사진은 2019년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하카마다 씨의 기자회견 모습이다. 2023.03.14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경문 인턴 기자 = 4명의 가족을 살해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고 세계에서 가장 오래 복역한 87세 일본 남성에게 법원이 재심을 허용했다.

13일 (현지 시간) 영국 BBC는 상사의 일가족 4명을 살해한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은 하카마다 이와오의 재심 신청을 일본 최고재판소가 13일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일본 최고재판소는 한국의 대법원에 해당하는 사법 기관이다.

사건이 발생한 1966년으로 돌아가면, 이와오는 프로복서 출신으로 도쿄 서쪽 시즈오카 간장공장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경찰은 이 회사의 전무 이사 일가족 4명이 칼에 찔려 잔인하게 죽은 사건이 발생하자 이와오를 체포했다. 그는 20일이 넘는 경찰의 폭행과 강압적인 수사로 마지못해 거짓 자백을 했다. 그가 법정에서 자신의 자백을 철회했음에도 법원은 1968년 사형을 선고받았다.

이와오는 45년간 복역 이후 2014년 인도주의적 이유로 임시 석방된 뒤 재심을 신청했다. 지방법원에서는 '증거의 조작 가능성'이 인정돼 재심을 판결했지만 이후 고등법원에서 뒤집혔다. 그러다 이번에 최고재판소에서 재심 판결을 다시 받았다.

[서울=뉴시스]13일 동생 이와오가 도쿄 최고재판소 재심 선고를 받자 환히 웃는 누나 히데코(90)의 모습이다. (사진출처 :AFP 통신)2023.03.14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13일 동생 이와오가 도쿄 최고재판소 재심 선고를 받자 환히 웃는 누나 히데코(90)의 모습이다. (사진출처 :AFP 통신)2023.03.14 *재판매 및 DB 금지

동생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수십 년간 법정 투쟁을 해 온 누나 히카마다 히데코(90)는 "동생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57년을 기다려왔다. 오늘이 드디어 그날이다"며 "어깨에 한 짐을 덜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일본은 미국을 제외하고 여전히 사형제를 유지하고 있는 선진 민주주의 국가 중 하나다. 국제 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 일본지부는 이번 재심 결정에 대해 "정의를 실현할 수 있는 오랜 기회"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재심의 쟁점은 범인이 입고 있었다고 추정되는 옷에서 발견된 혈흔의 DNA가 이와오의 것과 일치하는지 여부이다.
그의 변호인 측은 "일치하지 않을 것이다. (일치하더라도) 증거가 조작된 것이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이와오의 재판 과정을 도운 일본변호사연맹 고바야시 모토지 회장은 "오랫동안 신체적 구속을 받아 정신적·신체적 문제를 겪고 있는 고령의 하카마디 씨의 치료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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