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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사칭 인스타, 팔로워만 35만명.."처벌 어렵다"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15 04:50

수정 2023.03.15 04:50

이재용 사칭 인스타그램 계정 소개글
이재용 사칭 인스타그램 계정 소개글

[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가 이재용 회장을 사칭하는 인스타그램 계정 때문에 난감해 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35만명을 넘어가는 등 영향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인데, 일부 외국인은 해당 계정을 이회장 소유로 오해하고 팔로잉하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이회장의 이름과 사진을 내건 인스타그램 계정 팔로워 수는 최근 35만5000명을 돌파했다. 사칭 계정치고는 팔로워 수가 많은 편이다.

삼성전자 측은 “이회장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해당 계정은 이회장을 사칭했다”고 설명했다.

이재용 회장 사진을 내걸고 소개란에는 이재용(LEE JAE YONG)이라고 적은 사칭 계정 프로필에는 “삼성전자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는 경영원칙은 글로벌 일류기업으로서 삼성전자가 지켜나갈 약속입니다”라는 문구가 써 있다.


또 하단에는 ‘삼성전자 팬 페이지’라고 삼성전자 공식 홈페이지 링크도 덧붙였다. 일반인들이 이재용 회장의 인스타그램 계정으로 착각하기에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다수의 네티즌들은 해당 계정이 진짜 이재용 회장의 인스타그램 계정인 줄 알고 댓글을 달거나 DM(다이렉트 메시지)을 보내고 있다.

이 사칭 계정에는 게시글도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2020년 8월부터 현재까지 총 85개 게시물이 올라왔고, 대부분 이재용 회장 계정으로 착각하게 할 만한 내용이다.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이재용 회장 사진을 공유하며 “(가석방 중이라) 아쉽지만 투표권이 없습니다”라고 적는 가 하면, 지난 2월 튀르키예 지진이 발생했을 땐 “형제의 나라 튀르키예, 먼 곳에서나마 큰 슬픔을 위로 드립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글을 게시했다.

이 회장이 사업장을 방문한 날에 공식 보도자료 사진을 모아 올리는 사례도 여럿이다. 지난해 8월 이 회장이 잠실 삼성SDS를 방문한 뒤에는 관련 사진을 게재하며 “잠실 삼성SDS 방문. 황태 곰탕 맛있다. 아이폰도 있었다”라고 글을 올렸다. 해당 글에는 “탈권위적인 이미지가 정말 좋습니다” 등 댓글 2400여 개가 달리기도 했다.

해당 계정 운영자는 2020년 공지글에서 “이재용 (당시) 부회장 SNS가 존재하지 않아 가상의 팬페이지를 만들었다”며 “전 세계에 이재용 부회장을 그리고 삼성의 최신 정보를 알리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회장 사칭 계정처럼 단순 사칭범은 사실상 처벌이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현행 정보통신망법엔 사칭으로 인해 2차 피해가 발생하는 경우에만 처벌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아도 사칭에 대해 엄격히 처벌한다”며 “피해 예방 차원에서라도 관련 대응 논의가 확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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