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풍국 “직접 키워 품질 보장… 깐마늘·양파로 300억 매출 도전”

노주섭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14 18:27

수정 2023.03.14 18:27

갈변·녹변 현상 방지 기술 보유
방균비닐로 세계적 특허받아
월마트 등 美 판로개척 성공
경남 합천 야로면 하반리에 있는 농업회사법인 풍국 안규수 사장(왼쪽)과 아들 안동훈씨가 20㎏ 벌크 포장단위로 출하되는 깐마늘을 옮기고 있다. 풍국 제공
경남 합천 야로면 하반리에 있는 농업회사법인 풍국 안규수 사장(왼쪽)과 아들 안동훈씨가 20㎏ 벌크 포장단위로 출하되는 깐마늘을 옮기고 있다. 풍국 제공
"파종에서 수확까지 직접 농사를 지으면서 영호남과 제주도에서 생산된 마늘과 양파를 대량으로 수매해 가공한 프리미엄 '깐마늘'과 '깐양파'를 내로라하는 국내 종합식품기업에 납품하고 있습니다. 철저한 위생시설까지 갖춘 최첨단 자동화 시스템으로 2차 가공까지 거친 '다진마늘'을 갈변·녹변현상 걱정 없이 장기간 냉장보관할 수 있는 독보적 기술과 세계적으로 특허받은 방균비닐로 미국에 있는 대규모 소매점에까지 품질이 뛰어난 국내산 농산물을 수출하고 있어요."

농업회사법인 ㈜풍국은 철저한 납기 준수와 위생상태, 심지어 재무건전성까지 꼼꼼히 따지는 청정원과 종가집 등을 계열사로 거느린 대상그룹의 대표 협력업체로 등록돼 깐마늘과 깐양파 필요 물량의 절반 이상을 공급하고 있을 정도다.

현대그린푸드 등 대기업에도 납품해오고 있는 이 회사는 깐마늘을 미국에 있는 월마트 등으로 수출하고 있는 것을 비롯, 최종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인터넷 판매를 통해서도 연간 20억원이 넘는 물량을 취급해오고 있다.

안규수 사장은 14일 "마늘과 양파의 경우 음식의 맛을 내는 데 없어서는 안 될 대표적인 기호식품 식자재 중 하나"라면서 "김치와 고추장 등을 담아 판매하는 종합식품기업과 슈퍼체인본부, 백화점 식품매장, 김치공장, 군납·학교급식·외식업체는 물론 치킨 프랜차이즈, 라면 수프·소스 제조, 심지어 패스트푸드인 빵과 햄버거를 만들어 파는 데까지 앞으로 개척해야 할 시장이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이 회사는 갈수록 늘어나는 공급물량을 감당하기 위해 88고속도로 해인사IC와 5분 거리에 있는 지금의 공장과 가까운 경북 고령 쌍림면에 깐마늘, 깐양파 2차 가공까지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는 최첨단 자동화 공장을 완공해 오는 7월부터 본격적인 가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쌍림면에 건립 중인 이 가공공장은 엄격한 식품의약품안전처 해썹(HACCP) 인증까지 받아 마늘과 양파를 잘게 쓸어 공급하는 소포장 시스템까지 갖추게 된다.

안 사장은 "쌍림면에 추진 중인 가공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연간 매출 300억원 정도를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농민들에게는 안정된 판로를 확보해주고 대규모 소비처와 도시 소비자들에게는 신선하고 품질좋은 우리 농산물을 신속하게 공급할 수 있는 길을 열어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산지에서 저온창고와 자동화된 가공공장을 통해 깐마늘과 깐양파가 공급되는 길이 활성화될 경우 손질 과정에서 나오는 쓰레기 처리문제와 껍질을 벗기는 데 소요되는 시간, 인건비 절감 측면에서도 매우 효과적인 순기능을 지니고 있다.

경남 합천 청덕면에서 2남1녀의 맏이로 태어나 줄곤 부산에서 생활해온 안 사장은 10년 전인 40대에 귀농해 처음에는 표고버섯과 단호박을 가공, 소비처에 공급하다 마늘과 양파를 본격 취급하게 됐다.

풍국에서는 마늘의 경우 수확기가 시작되는 6월 초부터 한달 정도의 건조기간까지 감안해 8월까지 수매를 끝낸다. 양파 역시 6월초부터 약 한달간 수매해 1년 동안 공급할 물량을 모두 확보하게 된다.

이렇게 확보된 물량을 일단 저온창고에 보관한 뒤 그때그때 필요한 만큼 껍질을 벗기는 데서부터 세척, 마지막 손질 과정을 거쳐 20㎏ 단위 벌크포장과 500g 소포장으로 적기에 공급하고 있다.

이 회사는 껍질을 벗기기 위한 열 건조과정과 '다진 마늘'의 갈변현상과 녹변현상을 방지하는 독보적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풍국은 중국 등에서 농산물 포장 수출에 대부분 적용하고 있는 질소충전 방식 대신 특허받은 방균비닐 포장방식으로 깐마늘과 깐양파를 미국에 수출하는 데도 성공했다. 우리나라에서 미국으로 농산물을 수출하기 위해서는 보름 이상 소요되는 해상운상과 한달 정도 걸리는 육상이동을 거쳐야 월마트 등과 같은 대규모 소매점에 도달할 수 있다.


안 사장은 "풍국의 경우 다른 공급업체와 달리 전체 취급물량의 20%가 넘는 마늘과 양파를 손수 농사를 지어 조달하고 있다는 점도 의미있게 봐줘야 한다"면서 "갈수록 직접 재배물량을 늘려 품질 좋은 농산물을 공급하는 데 더욱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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