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주주관리를 하시나요?" 주가하락에 살벌해진 주총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16 05:00

수정 2023.03.16 05:00

주총 시즌, 주주환원책 내놓는 기업 주목
배당·자사주 매입 등 주가 호재요인 기대
주총에서 주주제안 안건으로 상정한 기업 /그래픽=정기현 기자
주총에서 주주제안 안건으로 상정한 기업 /그래픽=정기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정기 주주총회가 시작된 가운데 상장사들의 주주가치 제고 대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총 시즌에 발표되는 주주환원 정책은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기 때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주주제안 안건 상정 기업 2배↑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와 삼성SDI, 삼성전기의 정기 주총을 시작으로 기아(17일), LG디스플레이(21일), 현대모비스(22일), 현대차·LG이노텍·한화솔루션(23일), LG에너지솔루션(24일), LG전자(27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LG화학(28일), SK하이닉스(29일) 등이 차례로 주총을 연다.

올해 주총에서도 상장사들은 주주가치 제고 대책 마련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이달 주총에서 주주제안을 안건으로 상정한 결산법인 상장사는 41개사로 지난해(24개사)보다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현금, 주식 배당’ 관련 안건이 23건으로 작년(12건)보다 2배가량 늘어났다. ‘주식 취득, 소각, 처분 등’ 관련 안건은 8건으로 작년에 1건에 그쳤던 것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이처럼 주총 시즌에 배당금 확대, 자사주 매입 등을 발표한 기업들의 주가는 총회 전후로 양호한 수익률을 보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주주총회 전후 14일 동안 자사주 매입을 발표한 19개 기업의 평균 수익률은 3.6%로 코스피지수 상대수익률(1.7%)보다 높았다. 자사주 매입을 발표한 기업의 상승 확률 역시 70%에 달해 코스피 수익률 상회 확률을 웃돌았다.

배당금 역시 주가를 견인했다. 지난해 배당금을 인상한 기업은 주주총회 전후 14일 동안 수익률이 삭감한 기업보다 다소 높았다. 상승 확률도 인상한 기업이 소폭 높았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배당 확대나 자사주 매입 등의 주주환원정책은 모두 긍정적인 이슈이고, 주총을 전후해서 해당 이슈가 발생한다면 주가에 도움이 돼왔다”며 “배당금 확대나 자사주 매입 등의 이슈가 있는 기업들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15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4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15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4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국민주 '삼전' 주총...9조8000억원 배당 약속

삼성전자도 주총에서 주주환원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소액주주가 약 581만명인 대표적인 국민주다.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부회장은 “주주환원 약속을 성실히 이행하고자 2022년 기준으로 연간 9조8000억원의 배당(주당 1443원)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주총에서도 삼성전자는 연간 9조8000억원의 배당을 약속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한 부회장은 “이사회와 경영진은 지속성장 기반 강화를 위해 시설투자와 인수합병(M&A) 등을 추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이것이 장기적인 주주가치 제고에 가장 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지속성장과 함께 주주환원도 균형감 있게 추진해 주주가치를 제고해 나갈 수 있도록 지속 노력하겠다"고 밝히는 등 주주들 달래기에 나섰다.

이날 주총에서 삼성전자 주주들은 ‘5만전자’로 내려앉은 주가에 대해 불만을 내비쳤다.

한 주주는 "주가 관리를 하시나요. 우리는 온가족이 주주를 갖고 있습니다.
주주를 물로 보면서 상생이라고 할 수 있습니까"라고 쓴소리를 했다. 관련 발언이 끝나자 장내에서는 박수소리가 나왔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36% 오른 5만9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