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자동차-업계·정책

폭스바겐, 테슬라보다 먼저 '반값 전기차' 선언...車업계, 가격전쟁 예고 [FN 모빌리티]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16 15:13

수정 2023.03.16 20:05

폭스바겐, 3천만원대 ID.2all 2025년 양산
반값 전기차 공언해 온 테슬라 자극
현대차그룹 기아, 내년부터 EV3 양산
글로벌 완성차 업계, 보급형 전기차 경쟁 가열 관측
폭스바겐이 16일 ID. 2all 콘셉트카를 공개했다. 폭스바겐 제공
폭스바겐이 16일 ID. 2all 콘셉트카를 공개했다. 폭스바겐 제공
[파이낸셜뉴스] 3000만원 대 저가형 전기차 시장의 서막이 올랐다. 폭스바겐이 테슬라에 한 발 앞서, 2025년 양산을 목표로 '반값 전기차' 출시를 예고했다. 반값 전기차의 출현 압박에 현대차그룹 기아 역시, 소형 전기차 모델인 EV3를 내년에 생산, 중대형 위주인 전기차 차종을 넓혀나간다는 계획이다.

폭스바겐은 16일 순수 전기차 ID. 2all 컨셉카를 처음으로 공개하고, 가격대는 2만5000유로(약 3470만원)이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ID. 2all은 전륜구동으로 최대 목표 주행거리는 450km다. 경쟁사 대비 한층 폭넓은 전기차 라인을 구축하겠다는 게 폭스바겐의 전략이다. 시장 격변기에 주도권을 장악해 가겠다는 것이다. 폭스바겐은 2030년까지 유럽과 북미지역서 판매하는 차량의 각각 80%·55%를 전기차로 채우겠다는 목표도 설정했다.

폭스바겐은 15일(현지시간) 독일 함부르크서 개최한 연례 미디어 간담회를 통해 2026년까지 새롭게 총 10개의 전기차 모델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ID. 2all은 그 중 하나다. 양산·시장 출시시점은 2025년이다.

토마스 셰퍼 폭스바겐 브랜드 CEO. 폭스바겐 제공
토마스 셰퍼 폭스바겐 브랜드 CEO. 폭스바겐 제공

폭스바겐은 전기차 비중 확대가 '돈'이 된다는 판단이다. 지난해 폭스바겐의 승용차 판매량은 반도체 공급난에 약 460만대(전년비 6.8%감소)에 그쳤으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8.7%, 22.5% 늘어났다. ID.4 등 고부가 전기차 판매량(33만대)이 전년보다 23.6%나 증가한 결과다. 폭스바겐 토마스 셰퍼 최고경영자(CEO)는 "전기차로의 대전환 시대, 최적의 포지셔닝에 성공했다"고 자평하고, 전동화에 속도를 낼 것임을 강조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AP뉴시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AP뉴시스

이날 폭스바겐의 반값 전기차 예고는 먼저, '반값 테슬라'에 대한 운만 띄운 채 입장을 자제하고 있는 테슬라를 크게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지난 2020년부터 "3년 내 반값 전기차를 선보이겠다"고 공언해 왔다. 지난 1일(현지시간) 테슬라 투자자의 날 행사에서 보급형 모델2에 대한 발언은 나오지 않았으나 시장에선 가격경쟁을 주도하고 있는 테슬라가 멕시코 공장(5번째 공장)에서 내년부터 모델2를 생산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테슬라의 반격카드 역시 살아있는 셈이다.

테슬라는 최근 중국 전기차의 공세 속에 연초부터 미국 등 세계 시장에서 주력인 모델3와 모델Y의 가격을 최대 20%씩 낮춘 상황이다. 향후 전기차 모델이 증가하면 할수록, 전기차 업계의 가격경쟁이 한층 치열해 질 수 밖에 없다.
다만, 영업이익률이 5~10%인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15%나 되는 테슬라를 상대하려면, 먼저 원가절감·생산효율화부터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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