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복지부, 이태원 사고 재난대응 미흡 명지병원에 시정명령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16 10:54

수정 2023.03.16 10:54

DMAT 현장 출동 않고 다른 사람 태운 것 확인돼
주 1회 5km 이상 시운전 및 점검 운행 하지 않아
시정 이행 않을 경우 수가차감 등 조치 취할 예정
경기도 고양 명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의 모습. 연합뉴스 제공.
경기도 고양 명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의 모습. 연합뉴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이태원 사고 당시 재난의료 대응이 미흡했던 명지병원에 대해 16일 보건복지부가 시정명령을 내렸다. 복지부는 명지병원 및 국립중앙의료원(중앙응급의료센터)에 대해 지난달 2일부터 9일까지 병원이 재난 대비 및 대응 업무를 적절히 수행했는지를 확인하는 업무검사를 벌였다.

업무조사 결과 복지부는 명지병원에 대해 '권역응급의료센터로서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재난거점병원 업무 중 비상대응매뉴얼로 정하는 업무를 소홀히 한 책임'을 물어 응급의료법 제35조제2항에 따른 시정명령을 5월 1일까지 이행하도록 했다.

재난응급의료 비상대응매뉴얼에 따르면, 재난의료지원팀(DMAT)은 출동 요청을 받으면 출동 준비를 마치고 즉시 목표장소로 이동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명지병원 DMAT은 출발 이후 DMAT 요원이 아닌 사람의 탑승을 위해 현장 도착이 지연되는 우회로를 채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명지병원 DMAT 차량이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 부부를 탑승시키기 위해 다른 긴급 차량보다 20분 이상 늦게 도착한 것이 사실로 확인된 것이다.

또 DMAT 출동 과정에서 도로교통법 제30조에 따라 신호위반, 중앙선 침범 등 통행 특례가 적용되는 긴급자동차를 이용하지 않고, 일반차량(스타렉스)을 이용했고 이태원 사고 현장에 도착한 후에는 명지병원 DMAT 요원이 아닌, 권한 없는 사람에게 재난현장 출입증을 제공한 사실도 적발됐다.


유사시 출동을 위해 평소 관리 및 점검해야 하는 재난의료지원차량의 시운전 지침(주 1회 이상 5km의 시운전 및 점검 운행)을 준수하지 않은 사실도 업무검사를 통해 드러났다.

복지부는 처분 받은 날(3월 30일 예정)로부터 10일 이내에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계획을 명지병원에 제출하도록 할 예정이다.

복지부는 조치계획이 미흡하거나, 계획에 따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응급의료법 제35조제3항 및 제4항에 따라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경우로 보고 재정 지원 중단, 응급의료수가 차감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재발 시 권역응급의료센터 지정을 취소할 것임을 엄중히 경고했다.

중앙응급의료센터는 재난 발생 시 관계 기관 간 신속하고 일관된 대응을 위한 재난의료 비상 직통 전화(핫라인) 구축의 취지를 위반해 명지병원 직통 전화(핫라인) 번호를 유출했다. 복지부는 중앙의료원법 제25조에 따라 5월 1일까지 중앙응급의료상황실 업무 매뉴얼 개정을 명하고, 직통 전화(핫라인) 정보를 유출한 직원에 대해 문책을 요구했다.

한편 복지부는 이태원 사고를 통해 확인된 재난 상황 대응 시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법령과 매뉴얼 개정 등 제도를 개선할 계획이다.

특히 명지병원과 같은 사례의 재발 방지를 위해 응급의료종사자 및 응급의료기관의 재난응급의료 비상대응매뉴얼 준수 의무를 신설하고, DMAT의 재난 대응 활동을 방해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으로 법령 개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위반 시 처벌규정(응급의료종사자 자격정지, 응급의료기관 업무정지, 형벌 및 과태료)도 마련된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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