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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11개 대형은행, 퍼스트리퍼블릭에 약 40조원 긴급 수혈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17 09:14

수정 2023.03.17 09:50

美 11개 대형은행, 유동성 위기의 퍼스트리퍼블릭에 39조원 예치
공적 자금 투입 전에 민간 자본 투입으로 유동성 위기 넘겨
아직 예금 이탈 현상 해결 못해, 주가 급변
1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촬영된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지점.AFP연합뉴스
1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촬영된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지점.AF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실리콘밸리뱅크(SVB), 시그니처은행에 이어 유동성 위기에 휩싸였던 미국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이 다른 대형 은행들의 긴급 자금 수혈로 숨통이 트였다. 다만 시장에서는 일반 고객들의 예금 이탈이 계속되고 있다며 위기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미 대형은행 11곳은 16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내고 퍼스트리퍼블릭은행에 300억달러(약 39조원)을 예치한다고 밝혔다. 발표에 의하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그룹, JP모건체이스, 웰스파고가 각각 50억달러를 예치하고,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가 각각 25억달러를 넣기로 했다. 아울러 BNY멜론, PNC뱅크, 스테이트스트리트, 트루이스트, US뱅크가 각각 10억달러를 예치한다. 이번 자금은 최소 120일 동안 예치된다.


은행들은 "지역은행과 중소은행은 미 금융 시스템의 건전성과 기능을 유지하는 데 대단히 중요하다"며 "미국의 대형 은행들은 미 경제 그리고 우리 주변 모두를 지원하기 위해 모든 은행과 함께한다"고 강조했다.

미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중견은행인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은 이달 SVB와 시그니처은행같은 중견은행들이 연달아 무너지면서 대량예금인출(뱅크런) 위기에 휩싸였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 15일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의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투기 등급인 'BB+'로 4단계 낮췄다.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은 16일 성명에서 대형은행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동시에 대형은행들의 지원금 외에도 340억달러의 현금이 있다고 강조했다.

같은날 미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연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통화감독청(OCC)을 포함한 4개 기관은 공동성명을 내고 대형 은행들의 지원을 언급했다. 이들은 "대형 은행들의 이러한 지지 표명은 은행 시스템의 회복력을 보여주며 매우 환영한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는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에게 연락해 민간 자본 투입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이어 다이먼이 다른 은행들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은 바이든 정부가 은행 구제에 세금 투입을 피하기 위해 민간 은행들과 긴밀히 접촉했다고 설명했다.

16일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의 주가는 전날보다 9.98% 오른 주당 34.2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이날 장중 36%가까이 폭락했으나 은행 자본 투입 소식이 알려지자 반등했다. 그러나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또다시 17% 가까이 폭락했다.
시장에서는 공매도 세력이 계속 주가를 공격하고 있고 예금 유출 상황이 해결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현지 매체들은 SVB와 시그니처은행 파산 이후 중견은행 고객들이 기존 예금을 대형은행으로 옮기고 있다며 퍼스트리퍼블릭은행도 예외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미 BoA의 경우 수일 만에 예금이 150억달러 증가했으며 JP모건체이스와 씨티그룹에도 수십억달러의 신규 예금이 유입됐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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