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학교정신건강의학회, 전문의 65명 설문
70% "학폭으로 자살 시도한 환자 치료 경험"
[서울=뉴시스]김경록 기자 = 피해자 10명 중 9명이 가해자에 대한 복수를 생각했을 정도로 학교폭력이 커다란 심리적 충격을 주는 행위라는 분석이 나왔다.
17일 교육계에 따르면, 학교 내 정신건강 문제를 전문으로 다루는 한국학교정신건강의학회는 지난달 학회 소속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65명에게 학교폭력 관련 진료에 대한 경험과 의견을 설문 조사해 그 결과를 전날 발표했다.
설문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90.2%가 "학교폭력 가해자에 대한 복수를 생각하는 피해자를 환자로 진료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의 주인공 '문동은(송혜교분)'처럼 구체적인 복수계획을 세운 환자를 진료한 경우도 47.1%에 달했다.
설문 응답자 10명 중 7명은 학교폭력 피해로 인해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환자를 진료한 적도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응답자 85.7%는 학교폭력 피해가 적응장애와 연관이 있다고 답했으며, 반사회적 문제나 품행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는 응답율도 63%에 달했다.
또한 응답자 51.6%는 학교폭력 피해로 가족·친구 관계가 와해됐다는 것에 동의한다는 뜻을 밝혔으며, 44.6%는 학교폭력 피해가 신체장애까지 이어진다고 답하기도 했다.
정신과 전문의 63.1%는 "학교폭력 피해자들에게 정신의학적 치료가 꼭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학회 관계자는 "하교폭력은 피해자에게 엄청난 트라우마(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PTSD)를 주는 행위"라며 "트라우마를 입은 피해자는 제대로 치료받지 않으면 아무리 오랜 시간이 지나도 트라우마를 상기시키는 자극들에 의해 당시 고통을 생생하게 재경험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학교폭력 발생 이후에는 가·피해자 및 방관 학생들의 정서, 사고 및 적응 상에 발생하는 여러 문제나 영향들을 좀 더 세밀하게 들여다보고 필요 시 정신 건강 전문가의 개입이 용이하도록 평시 협조 및 지원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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