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파킨슨병, 줄기세포로 치료할 길 열려…"안전성·운동능력 향상 확인"

뉴스1

입력 2023.03.19 10:21

수정 2023.03.19 10:21

김주평 차 의과학대학교 분당차병원 신경외과 교수가 진료를 보고 있다/분당차병원 제공
김주평 차 의과학대학교 분당차병원 신경외과 교수가 진료를 보고 있다/분당차병원 제공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퇴행성 뇌 질환으로 꼽히는 '파킨슨병'은 중뇌에서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하는 신경세포가 소실돼 생긴다. 약물치료를 하지만 진행을 더디게 할 뿐 근본적인 치료 방법이 없었는데 국내 연구진이 줄기세포로 치료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차 의과학대학교 분당차병원은 김주평·정상섭 신경외과 교수팀과 문지숙 차 의과학대 바이오공학과 교수팀은 태아 중뇌 조직 줄기세포에서 유래한 도파민 신경 전구세포(dopamine neuronal precursor cell)를 파킨슨병 환자에게 투여해 안전성과 운동 능력 향상을 확인했다고 19일 밝혔다.

김주평·정상섭 교수팀은 70세 이하 파킨슨병 환자 15명을 대상으로 세포 수 (4x106 (저용량), 12x106(중용량), 4x107(고용량) 세포)에 따라 3그룹에 도파민 신경 전구세포를 양측 대뇌 피각부에 이식했다.

평균 12개월 간 추적관찰한 결과 운동 기능을 평가하는 지표(UPDRS)에서 △저용량 그룹 11.6% △중용량 그룹 26% △고용량 그룹 40%의 운동능력 회복 효과를 확인했다. 출혈, 면역거부, 염증, 종양형성 등의 부작용도 나타나지 않아 안정성도 확인했다.


특히 손발 떨림, 근육 경직, 둔한 움직임 등 파킨슨병 중기로 고통 받고 있던 여성 A씨(65세)는 2013년 세계 최초로 줄기세포를 이식받았다. 당시 혼자 생활하는 것이 어려웠지만 현재는 대중교통을 이용해 내원하는 등 전반적인 운동 기능 향상을 보이며 일상 생활을 하고 있다.

그간 파킨슨병은 약물 치료 외에도 태아 중뇌에서 유래한 줄기세포에서 도파민 신경 전구세포를 만들어 환자 뇌 속에 이식하는 '세포 대체 치료'(cell replacement therapy)도 치료 가능성을 제시했지만 환자 1명을 치료하는데 6~10명의 태아 뇌 조직이 필요해 윤리적, 기술적 한계가 있었다.

지난 2005년부터 문지숙 교수팀은 요하네스 슈바르츠(Johaness Schwartz) 독일 라이프찌히대학 신경과 교수, 김광수 미국 하바드의대 교수와의 공동 연구로 태아 중뇌에서 유래한 도파민 신경세포를 대량으로 증식하는데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이를 바탕으로 차바이오텍은 도파민 전구세포를 대량 생산했고, 김주평∙정상섭 교수팀은 치료제를 환자에게 적용해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이들은 임상연구를 통해 도파민 신경 전구세포 이식으로 파킨슨병 환자의 운동 능력 향상을 확인한 데 대해 의미를 부여했다.


김 교수는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PET-CT) 검사 등을 통해 도파민 신경 전구세포 이식의 안전성과 유효성(운동 회복 능력)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10년 이상 장기 추적·관찰한 연구에서도 파킨슨병 진행 억제의 좋은 결과를 볼 수 있게 된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태아 조직에서 분리해 대량 생산된 도파민 세포를 이용한 다양한 기초 연구를 통해 파킨슨병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을 앞당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운동 장애'(Movement Disorders,IF: 10.34)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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