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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의 봄오나'...4대 그룹 복귀설 모락모락

김동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19 17:06

수정 2023.03.19 17:06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두번째줄 왼쪽)이 지난 17일 도쿄 게이단렌 회관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두번째줄 왼쪽 두번째)과 환담을 나누며 한일 비즈니스라운드 테이블로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두번째줄 왼쪽)이 지난 17일 도쿄 게이단렌 회관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두번째줄 왼쪽 두번째)과 환담을 나누며 한일 비즈니스라운드 테이블로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재계에서 입지가 위축됐던 전국경제인연합회가 한일관계 화해무드 조성에 앞장서고,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면서 봄이 찾아오는게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회원사가 급감하고 정부 행사에서 '패싱' 당하며 최근 회장 선출에도 난항을 겪었지만, 한일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BRT)을 성공적으로 성사시키며 위상이 높아졌다. 오는 4월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에서도 전경련이 BRT를 맡는다고 알려지면서 재계에선 4대 그룹의 전경련 재가입 가능성을 조심스레 점치고 있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윤 대통령 방미 기간에 4대 그룹 총수들이 동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DC에서 열리는 BRT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재계 관계자는 "아직 미국에서 열릴 BRT를 주최하는 경제단체가 정해지지 않았다"라면서도 "한일 경제교류 강화를 성공적으로 이끈 전경련이 미국에서도 행사를 이끌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 같은 전망은 한때 조직의 존폐 갈림길까지 내몰렸던 전경련에게는 큰 변화다.

2016년 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되며 600여개에 달했던 회원사는 400여개로 줄었다. 특히 삼성과 SK, 현대차, LG 등 4대 그룹이 전경련을 탈퇴하며 입지가 급격히 위축됐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적폐로 낙인찍히며 경제단체장 회의에 '패싱' 당하기 일쑤였다. 올해 초에는 허창수 회장이 사의를 표명했지만, 차기 회장 선출에 실패하며 김병준 회장 직무대행 체제로 혁신을 선언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한일 BRT는 전경련의 터닝포인트가 됐다.

탈퇴 이후 철저한 '거리 두기'를 했던 4대 그룹 총수들이 이번에 전경련 주최로 열린 한일 BRT 초청에 모두 화답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4대 그룹은 전경련과 게이단렌이 매년 개최하는 한일 재계회의에 불참하거나 사장급이 참석해왔다. 지난해 7월 서울서 열린 재계회의에도 4대 그룹에서는 사장급이 참석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방한한 도무라 마사카즈 게이단렌 회장, 히가시와라 도시아키 게이단렌 부회장과 각각 만찬·오찬을 함께 했지만 전경련 행사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4대 그룹 총수들이 한일 BRT에 이어 전경련이 주최하는 미국 BRT에도 참석할 경우 전경련 회원사로 복귀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윤 대통령 측근으로 알려진 김병준 전경련 회장 직무대행은 지난달 취임 기자회견에서 "4대 그룹뿐 아니라 우리나라 기업인이라면 누구나 전경련과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도록 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4대 그룹 총수의 BRT 참석을 '전경련 주최 행사' 참여보다는 '윤 대통령과 동행'으로 보는 시각이 여전하다.
재계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일본 재계에 정통한 전경련에 한일 BRT를 맡기며 4대 그룹 총수가 참석한 건 부인할 수 없다"며 "윤 대통령과 함께하는 미국 BRT 외에도, 기업들이 원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이전의 위상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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