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

'철갑 두른' 거북선, 사실 아니다?..200년만에 재해석

채연석 박사, 새로운 거북선 모양 주장
자료 재해석해 65분의 1 축소 모형 공개
기존 해석한 배보다 폭이 더 넓어
채연석 박사가 자료를 재해석해 65분의 1로 축소해 만든 거북선은 3층 공간이 기존 학자들이 해석한 거북선보다 공간이 작다. 사진=김만기 기자
채연석 박사가 자료를 재해석해 65분의 1로 축소해 만든 거북선은 3층 공간이 기존 학자들이 해석한 거북선보다 공간이 작다. 사진=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이순신 장군이 왜군과의 전쟁에서 역사상 유례가 없는 23전 23승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울때 함께 했던 거북선은 어떤 모양이었을까.

지금까지 알려졌던 거북선은 지붕 전체가 둥그런 모양으로 씌워졌지만, 갑판의 모서리 부분이 덮개로 씌워져 있고, 가운데 3층이 튀어나와 있다는 새로운 가설이 제기됐다.

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이었던 채연석 박사는 1795년 정조때 왕명으로 편찬된 '이충무공전서'의 '귀선도설'과 다양한 역사 자료를 종합해 거북선의 모습을 복원했다.

채연석 박사는 19일 "이 거북선은 임진왜란 이후 200년이 지난 자료를 바탕으로 만들었지만, 왕의 명령없이는 쉽게 설계를 바꿀 수 없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 모습과 유사하지 않을까 추정된다"고 말했다.

채연석 박사가 자료를 재해석한 거북선의 단면도. 이 단면도의 특징은 2층 노젓는 공간과 3층 함포 배치공간의 면적이 다르다. 채연석 박사 제공
채연석 박사가 자료를 재해석한 거북선의 단면도. 이 단면도의 특징은 2층 노젓는 공간과 3층 함포 배치공간의 면적이 다르다. 채연석 박사 제공
■거북선의 폭은 더 넓었다
이날 채 박사는 여러 자료를 바탕으로 65분의 1로 축소한 거북선 모형을 공개했다. 거북선의 3층에는 화포가 배치됐으며, 2층은 노를 젓는 격군이 위치하고 중앙에 군사들의 휴식공간과 무기저장고가, 1층에는 식량창고가 있다.

채 박사는 귀선도설에 나와있는 1795년 통제영 거북선이 갑판 길이 85척(26.6m), 폭 32척(10m)의 규격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이는 기존에 알려진 거북선보다 갑판의 폭이 넓다.

그는 "그동안 여러 학자들이 거북선을 복원할때 사용했던 자료가 조선시대의 전함이 아닌 여객선 자료를 활용했기 때문에 갑판의 길이와 폭 비율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채연석 박사가 65분의 1로 축소한 거북선 모형을 들고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만기 기자
채연석 박사가 65분의 1로 축소한 거북선 모형을 들고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만기 기자
■다락방 모양의 함포 공간
그는 귀선도설에 그려져 있는 거북선에서 갑판 위를 덮고 있는 부분 중 두개의 굵은 선에 주목했다. 이 굵은 선 사이에 함포나 조총을 쏠 수 있게끔 구멍이 있다. 그는 갑판 중앙을 마치 다락방처럼 만들어 적의 공격을 막고 함포 사격을 할 수 있도록 만든 공간이라고 해석했다.

채 박사는 이 주장에 대한 근거로 '각사등록' 통제영계록을 제시했다. 자료에 따르면 거북선과 판목선의 제원은 저판의 길이가 같은 경우 두 전함의 1층과 2층의 규격은 같다. 따라서 거북선은 별도로 설계해 건조하지 않고 기존 판옥선 3층 갑판 중앙에 개판을 만들고 그 속에 함포를 장착했다는 것.

그는 "이같은 이유로 판옥선의 3층과 거북선의 3층 개판은 비슷한 무게로 만들어야 배의 안전성을 유지할 수 있어서 3층 전체에 지붕을 씌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즉 윗부분 무게가 많이 증가하면 안전성이 떨어져 실제로 운항하거나 전투때 균형을 맞추지 못하고 침몰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거북선엔 31대 함포
거북선 함포는 2층과 3층 좌우, 전후에 배치했다. 그는 중앙박물관 소장 자료와 1894년에 작성한 '통제영 해유문서'를 근거로 제시했다. 그동안 거북선 함포의 위치 의견이 분분했었다.

거북선은 2층 선두에 지자총통 1대, 현자총통 2대 등 총 3대와 선미에 1대의 대형함포를 설치했다. 3층에는 좌우에 24대, 선두에 2대, 선미에 1대 등 모두 31대가 설치됐다.

거북선에는 장교 6명, 사부18명, 화포장 10명, 포수 24명, 타공 4명, 격군 120명 등 총 182명이 탑승했다.

또 거북선 가장 밑인 1층에는 군량미를 실었다. 수군들이 한달간 먹을 수 있는 군량미 52석, 찐쌀 6석, 미숫가루 3석 등 모두 61석이다.

2층은 노를 젓는 공간과 휴식공간, 무기창고가 있었다. 그는 "1층에 무기창고가 있다면 3층까지 탄약과 각종 무기를 옮기는데 비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또 1층에 식량창고를 둠으로써 배가 무게중심을 잘 잡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거북선 3층 공간은
채 박사 자료에 따르면 3층 지붕(개판)이 판자 22개로 덮였고, 가운데 부분에 돛대를 누이고 세우는 폭 1.5척(약 47㎝)의 간격이 있다.

거북선 그림에서 개판부분을 보면 양쪽 끝부분 판자 5개는 3층 갑판 부분이고, 여기에 판자 3장을 세워 개판의 벽을 만들었다. 그 위에 3장을 덮어 지붕 역할을 하게 만들었다. 폭 32척의 갑판(상장)에 판자 22개로 개판을 설치했다.

그결과, 판자 1개의 폭은 1척7촌으로 산출됐다. 또 지붕의 아래 폭은 15척(4.7m), 윗부분의 폭은 11척 8촌(3.7m), 개판의 평균 높이는 5.3(1.6m)척이다. 그는 "이 정도의 공간이면 소형함포를 양쪽에 설치해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