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한국의 수출 구조가 한·일 관계 악화 이전 수준으로 복원될 경우 국내 수출액이 3조5000억원 넘게 늘어날 것이란 주장이 나왔다.
19일 대한항공회의소 SGI(지속성장이니셔티브)에 따르면 한국의 총 수출 대비 일본 비중은 일본과 관계가 악화되기 이전인 2017~2018년 평균 4.9%에서 2022년 4.5%로 0.4%p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SGI는 한·관계 개선을 통해 한국의 수출 구조가 2017~2018년 수준으로 복원되면 국내 수출액이 26억9000만달러(3조5225억원) 증가 것으로 분석했다.
SGI는 "한·일 관계 개선으로 기대되는 수출 증대 효과인 26억9000만달러는 국내 수출 증가율의 0.43%p 상향 요인"이라며 "산업연관 분석을 활용해 한국의 대일 수출 증가가 국내총생산(GDP)에 미치는 영향을 계산해보면 경제성장률 0.1%p 높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주요 경제 전망기관이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을 1% 중후반로 전망하고 신규취업자 수는 지난해보다 10분의 1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한 가운데 일본과의 관계 개선은 중국의 리오프닝, 원전·방산 수출 확대에 따르 중동특수와 함께 국내 경제의 희망 요인으로 보고 있다.
SGI가 한국의 13대 주력 수출 품목에 관한 대일 수출 영향을 분석한 결과, 철강, 석유제품, 가전, 차부품이 대일 관계 악화로 영향을 크게 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철강 산업의 대일 수출 비중은 2017~2018년 평균 11.7%에서 2022년 10.4%로, 같은 기간 석유제품은 10%에서 8.2%로, 가전은 7.7%에서 6.4%로, 차부품은 4%에서 2.2%로 축소됐다.
SGI는 "한·일 양국의 관계 악화 후 타격이 컸던 산업의 수출이 이전 대일 점유율을 회복할 경우 올해 1~2월 –12.1%로 급락한 수출증가율(전년 동기대비) 반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SGI는 양국 관계 개선이 일본 경제 회복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7.1조엔)은 중국(19조엔), 미국(18.3조엔)에 이어 일본의 3대 수출 시장으로 꼽힌다.
SGI는 한·일 관계 개선에 따른 경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한일 통상협력 강화 △관계의 예측가능성 제고 △한일 통화스왑 등 금융활용 등 3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김천구 SGI 연구위원은 "미·중 패권 경쟁에 끼인 국내 기업은 안정적 공급망 구축, 지속가능한 수출시장 확보, 유사 입장국과 협력 강화 추구해야 한다"며 "메모리반도체에 강점을 갖춘 한국과 소재·장비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일본의 반도체 분야 협업 활동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 "양국의 경제 협력은 정치적 문제와는 독립적으로 이행된다는 인식을 공유함으로써 기업들의 투자와 기술협력 등이 활발히 이뤄지도록 정치적 불확실성을 해소해야 한다"며 양국 관계의 예측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경희 SGI 연구위원은 "최근 실리콘밸리뱅크 및 크레딧스위스 등 미국과 유럽 은행 위기가 국내 외환시장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2015년을 끝으로 중단된 한·일 통화스왑을 재가동해 금융안정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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