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삼성·SK 반도체 '동반적자' 가능성에… '추가 감산' 다시 고개

김동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19 12:16

수정 2023.03.19 12:16

삼성·SK 반도체 '동반적자' 가능성에… '추가 감산' 다시 고개
[파이낸셜뉴스] 혹독한 반도체 한파를 겪고 있는 삼성전자 DS(반도체) 부문의 14년 만에 적자 전환 가능성이 높아지며 감산 여부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기조를 이어오고 있지만, 이미 첨단 공정 전환 등을 통한 '자연적 감산'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SK하이닉스도 2분기 연속 적자 가능성이 높아지며, 시장에선 추가 감산 가능성을 제기했다.

19일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1개월 내 발표된 증권사 실적 전망(컨센서스)을 집계한 결과, 삼성전자의 올해 1·4분기 연결 영업이익 추정치는 1조2354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영업익 14조1213억원 대비 91.25% 급감한 수준이다.

실적 부진은 글로벌 경기 침체로 수요가 줄어든 반도체 영향이 크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DS부문이 1·4분기 적자 전환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증권사들이 제시한 1·4분기 DS 영업손실 추정치는 최소 1조9060억원(현대차증권), 최대 4조4710억원(대신증권)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이 분기 적자를 기록하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4분기 이후 14년 만 첫 적자다.

이에 시장에서는 반도체 가격 반등을 위한 추가 감산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미 미국 마이크론은 웨이퍼 투입량의 20%를 줄이기로 했고, SK하이닉스도 감산을 결정했다. 일본 키옥시아와 미국 웨스턴디지털 역시 낸드 웨이퍼 투입량을 각각 30% 줄인 상태다.

삼성전자는 수차례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지난해 4·4분기 실적 발표 당시 첨단 공정 전환을 통한 '자연적 감산'을 시사한 바 있다.

지난 15일 삼성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정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이 "설비 투자는 시황 변동성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운영할 것"이라며 "제품 라인업 효율화, 라인 설비 호환성 강화 등 투자 효율 제고와 체질 개선 활동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혀 이를 뒷받침했다.

이미 지난해 4·4분기 영업손실 1조7012억원을 기록하며 10년 만에 분기 적자로 전환한 SK하이닉스는 감산 결정에도 불구하고 올해 적자 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SK하이닉스는 이미 지난해 3·4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투자 규모를 지난해보다 50% 감축하고 수익성이 낮은 제품을 중심으로 생산량을 줄이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SK하이닉스의 1·4분기 영업손실 전망치는 3조6857억원에 이른다. 최근 영업손실 전망치는 4조원을 웃돌고 있다.
전체 매출에서 메모리 비중이 90%가 넘어, D램과 낸드 출하 감소와 가격 하락에 충격이 더욱 크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추가 감산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원가에 가까운 메모리 반도체 가격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감산을 통한 재고 소진이 필수"라며 "감산이 미비하면 올해 하반기로 예상된 반등 시기가 미뤄질 수 있어, 추가 감산을 타진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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