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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서 '가짜 술'에 관광객 1명 눈멀고 1명 사망[종합]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19 14:03

수정 2023.03.19 14:03

- 유명 관광지인 주자이거우(구채구) 단체 관광객, 식당서 술 마신 뒤 메탄올 중독
- 중국에선 1998년, 2004년, 2009년, 2022년에도 메탄올 섞인 가짜 술로 수십 명 목숨 잃어
‘메탄올 중독’이라고 적혀 있는 병원 진단서(왼쪽)와 식사가 비용에 포함됐다고 안내된 주자이거우 관광객 모집 전단지. 중국 매체 캡처.
‘메탄올 중독’이라고 적혀 있는 병원 진단서(왼쪽)와 식사가 비용에 포함됐다고 안내된 주자이거우 관광객 모집 전단지. 중국 매체 캡처.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 유명 관광지인 쓰촨성 주자이거우(구채구)에서 가짜 술을 마신 관광객 1명이 숨지고, 1명은 시력을 잃는 사건이 발생했다. 메틸알코올(메탄올) 중독으로 추정됐다.

18일 펑파이신문과 대만 자유시보 등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쓰촨성 황룽 풍경구 인근 쇼핑몰을 찾은 관광객 4~5명이 신체적 불편함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호텔로 돌아온 뒤 병원을 찾았으나 1명은 숨지고, 1명은 양쪽 눈 모두 실명했다. 병원은 ‘메탄올 중독’으로 진단했다.

이들은 사건 발생 사흘 전인 같은 달 23일 허베이성에서 쓰촨성 청두에 도착한 뒤 현지 여행사를 통해 3일간의 주자이거우 단체여행을 신청했다.


25일 이들과 함께 주자이거우의 한 식당을 찾은 관광 가이드는 식사를 제공하며 “술과 음료수를 마음대로 마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가이드는 식사 도중 다른 테이블에서 술을 권해도 자신의 잔에 담긴 술만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관광객들은 다음 날 오전 증상을 토로했다.

주자이거우의 현지 관광업계 관계자는 매체에 “이번 사건은 식당 종업원이 연료용 알코올을 술로 착각해 테이블에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주자이거우 선전 부문 책임자는 경찰이 수사에 나섰고 관련 결과가 즉시 보고될 것이라고 답했다. 식당은 폐쇄됐다.

메탄올은 마실 경우 급성중독을 일으키며 두통, 현기증, 구토, 복통,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심할 때는 혼수상태에 빠지거나 실명, 사망할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치사량은 30~100g이지만 7~8g에도 중독 증상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메탄올 중독의 잠복기는 일반적으로 2시간~24시간이다.

저장성 법률사무소의 왕웬 변호사는 “관광객이 식당에서 술을 마셔 메탄올 중독을 일으켰다면 사망·실명은 식당과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다”며 “식당이 합리적인 식품안전보장 의무를 다하지 않았을 경우 관광객이 입은 피해와 손해에 대해 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고 해석했다.

만약 음식점이 관광객에게 술을 제공하면서 가짜이거나 독성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형사 범죄가 된다.
여행사 역시 연대 배상 책임이 주어진다.

중국에선 1998년(22명)과 2004년(8명), 2009년(3명) 등에도 메탄올이 섞인 가짜 술로 수십여 명이 목숨을 잃는 사건이 있었다.


2022년 3월 쓰촨성 루저우시 한 장례식장에선 연료용 알코올을 식용 바이주(백주)로 만들어 조문객에게 판매했다가 4명이 숨지고, 13명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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