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고위당정…김기현 "정책 발표전 당정대 충분한 논의 필요"
김 대표는 19일 취임 후 처음으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민생문제 해결에 당과 정부, 대통령실이 원팀이 돼 팀워크를 잘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현장 소통과 입법 지원 등 여당의 책임을 강조하면서 "때로는 정책 취지와 다르게 자칫 다른 부분이 확대돼 해석될 수 있는 만큼 정책 입안 발표 이전에 당과 정부, 대통령실 간 충분한 논의와 토론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발언은 최근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제3자 변제안과 근로시간 제도 개편이 의미와 배경보다는, 부정적인 여론에 부딪힌 게 '당정 불일치 때문'이었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김 대표는 윤석열 정부 성공적인 국정운영의 최우선 조건으로 연일 일체감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 고위당정협의회와는 별개로 정책조정협의회를 활성화하고 윤석열 대통령과 월 2회 정례회동도 갖기로 했다. 주요 당직자에 친윤계을 전면 배치한 것도 같은 잡음없는 지도부를 통해 국정 동력을 최대화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장 목소리 청취와 본격적인 정책 뒷받침을 위한 민생특별위원회도 20일 공식 출범한다.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통화에서 "청년 일자리와 주거, 고금리 부담 완화를 위한 서민 금융 등 폭넓게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양곡관리법·노란봉투법 등 여야 협치-'화합없는 원팀' 해소 관건
새 지도부는 여당 중심의 정책 지원과는 별개로 국회 주도권을 되찾아야 하는 숙제도 안고 있다. 내년 총선까지는 여소야대 구도에 묶여 있기 때문에 야당과의 협치가 필수적이다. 김 대표가 지난 1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나 "쟁점이 덜한 부분부터 빨리 법안을 처리했으면 한다"고 강조한 만큼 여야가 고금리 부담 완화와 부동산 규제 완화 등 서로 간 이견이 없는 법안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김 대표와 이 대표의 공통 관심사인 서민 금융 지원이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양곡관리법 개정안, 간호법, 노란봉투법 등 이념적으로 부딪히는 주요 쟁점법안들이 산적해 있어 해법 마련을 위한 김 대표의 거중조정력 발휘여부가 여야 협치국면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 대표가 풀어야 할 가장 중요한 숙제는 단연 내년 4월 총선 승리다. 문제는 총선이 다가오면서 김 대표가 강조하고 있는 당정대 일치가 공천과정에서 당내 제세력간 갈등의 씨앗이 될 수도 있다는 데 있다. 벌써부터 여권 내부에선 '총선 때 TK·PK(대구경북·부산경남·울산)에 검사 50여명을 공천할 것'이라는 소문이 은밀하게 돌면서 당내에선 긴장감이 역력한 표정이다. 특히 김 대표가 친윤계 핵심이자 윤 대통령과 가까운 이철규 의원을 사무총장에 배치하는 등 공천에 친윤계 영향력이 짙어질 가능성이 농후해지면서 비윤계 일각에선 내년 총선을 앞두고 대대적인 물갈이가 이뤄지는 게 아니냐는 섣부른 전망마저 나돌고 있는 양상이다. 새 지도부가 비명계인 이준석계나 유승민계를 끌어안는 데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김 대표가 연포탕(연대·포용·탕평) 의지가 없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에 따라 공정하고 투명한 공천 룰 마련을 비롯해 중도층을 끌어안기 위한 세부 전략 등을 마련하느냐 못하느냐가 결국 김 대표의 리더십 평가와 내년 총선 승리의 가늠자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 교수는 기자에게 "당 지도부가 친윤계 배치에 조심스러운 모습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다만 "공천 때 시끄러워지는 것은 당연하다"며 "당내 분위기 수습과는 별개로 중도층을 끌어들 수 있는 전략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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