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뷰티 패션

무신사·29CM에 몰리는 패션업체…'버티컬 플랫폼' 급성장

정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19 18:18

수정 2023.03.19 18:18

다양한 패션 브랜드 한곳에 모아
전문성·트렌드 주도로 매출 상승
무신사, 작년 거래액 3조원 돌파
LF·코오롱 등 대기업들도 입점
매출 창구 다변화 전략으로 활용
무신사·29CM에 몰리는 패션업체…'버티컬 플랫폼' 급성장
패션을 소비하는 채널이 오프라인에서 점차 온라인으로 옮겨가는 가운데 지난해 온라인 패션 쇼핑 시장 규모가 52조원대로 성장했다. 특히 고객 수요가 세분화되고 다양해지는 트렌드가 지속적으로 이어지면서 '버티컬 플랫폼'의 성장 속도는 더욱 빠르다. 버티컬 패션 플랫폼의 대표주자인 무신사는 지난해 거래액이 3조원을 돌파하면서 패션 쇼핑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19일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무신사의 2022년 연간 거래액은 3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7.8%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온라인 패션 쇼핑 거래액은 전년 대비 4.1% 늘어난 52조1035억원이다. 무신사의 성장폭은 전체 온라인 패션 쇼핑 시장 성장세를 크게 웃도는 셈이다.


무신사는 버티컬 패션 플랫폼으로 신진 브랜드는 물론 대형 패션업체의 브랜드까지 입점시키면서 몸집을 키우고 있다. 버티컬 플랫폼이란 패션, 뷰티 등 특정 카테고리에 집중하는 서비스를 뜻한다. 수요와 공급이 모두 다양해지는 과정에서 실제 소비까지 이어지는 것이 과거 대비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버티컬 플랫폼의 전망은 더 밝은 것으로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전문성을 강조하고 여러 브랜드를 다양하게 취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패션 유통 시장으로써 온라인 플랫폼의 존재감이 크지 않았던 과거에는 상징성과 매출 증대 측면에서 백화점이 절대적인 위치에 있었지만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며 "무신사를 필두로 전문성을 앞세운 버티컬 플랫폼들이 급성장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버티컬 플랫폼의 영향력이 커지자 자체적으로 온라인몰을 운영하고 있는 패션업체들도 무신사, 29CM 등 플랫폼을 통한 마케팅에 힘을 쏟는 분위기다.

LF에서 2012년 론칭한 남성 캐주얼 브랜드 '일꼬르소'는 오프라인 실적 부진으로 2016년에 백화점 매장을 전부 철수하고 온라인 브랜드 전환을 선언했다. 이후 무신사, 29CM 등의 플랫폼에 입점했고 현재는 무신사에 입점된 7000개 이상 브랜드 중 랭킹 기준 100대 브랜드에 꼽힌다. 지난 2019년 LF의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으로 시작했다가 2021년 독립법인으로 출범한 브랜드 '던스트' 역시 자사몰 외에 무신사, 29CM, W컨셉 등 온라인 플랫폼에 입점해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코오롱FnC가 지난해 선보인 캐주얼 스니커즈 브랜드 '언다이드룸'은 코오롱몰 외에 무신사와 29CM에만 입점해 신상품을 독점 발매하고 있다.

패션 업체들이 버티컬 플랫폼의 문을 적극 두드리는 것은 외형적 성장을 꾀하기에 효과적인 채널이라는 걸 인정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버티컬 플랫폼들의 입지가 강화되면서 브랜드들도 버티컬 플랫폼을 타깃으로 한 단독 제품이나 라인 론칭을 늘리고 있다"며 "자사몰이나 일부 편집숍에서 판매하던 브랜드도 버티컬 커머스 입점으로 매출 레벨업을 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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