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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한국만 성장률 낮췄다… 美·中 등 세계는 상향 [韓경제 둔화 가속화]

홍예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19 18:33

수정 2023.03.19 18:33

넉달 만에 1.8%→1.6%
수출 감소에 제조업 경기 위축
금리인상에 소비·투자 부진
25년만에 일본보다 성장률 낮아
내년 中리오프닝에 2%대 전망
OECD, 한국만 성장률 낮췄다… 美·中 등 세계는 상향 [韓경제 둔화 가속화]
한국 경제가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대 중반까지 내려 잡았다.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세계 성장률 전망은 높였지만, 한국에 대해선 정반대로 하향 조정했다. 코로나19 발생 첫해를 제외하면 금융위기 이래 13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문제는 우리 경제를 주동력인 수출은 물론 내수마저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1.2%에 불과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내놨다.
전망치보다 경제가 더 곤두박질칠 수 있고, 불확실성도 더 높아진다는 의미다.

■1%대 성장…수출·내수 모두 '암울'

1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OECD는 '중간 경제전망'을 통해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8%에서 1.6%로 0.2%p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 11월 경제전망에서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을 내린 데 이어 또 한번 눈높이를 낮춘 것이다. OECD가 예상한 올해 세계 성장률(2.6%)보다 크게 낮은 수치다.

우리 경제가 2%에 못 미치는 성장률을 기록했을 때는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0.7%),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0.8%),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5.1%) 등 총 5회에 불과했다.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부진에 따른 악순환의 고리에 빠져 있다. 수출 감소에 제조업 경기가 위축되고, 금리인상 영향으로 소비와 건설투자 등 내수마저 둔화하고 있다. 이에 대한 여파로 취업자 수 증가폭이 축소되는 등 고용 증가세도 약화됐다.

OECD뿐만 아니라 주요 국제기구도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낮추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해 10월 2.0%에서 올해 1월 1.7%로,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지난해 9월 2.3%에서 1.5%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아예 1%대 초반까지 주저앉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1.4%, 무디스 1.6% 등도 낮은 성장률 전망치를 제시했다.

특히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은 외환위기 이후 약 25년 만에 일본에 역전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IMF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1.7%)을 하향 조정하면서, 일본의 전망치는 1.7%에서 1.8%로 올려 잡았다.

정부와 한국은 올해 성장률을 1.6%로 예상했고,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8%로 내다봤다.

■내년 반등 기대…불확실성↑

OECD는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을 기존 1.9%에서 2.3%로 0.4%p 올려 잡았다.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내년부터 본격화하면서 다시 2%대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OECD는 "올해 중국의 완전한 리오프닝으로 글로벌 상품·서비스 수요가 확대될 것"이라며 "한국은 호주와 함께 중국 성장 반등의 수혜를 볼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다만 정부는 리오프닝 효과가 우리 실물경제에 나타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중국 리오프닝에 대한 얘기가 많지만, 아직 실물경기에 반영되지 않고 있고, 조금 시간이 걸릴 것 같다는 예상을 하고 있다"며 "지금 당장 경기가 반등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주요국의 급격한 금리인상이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등 세계적 금융불안으로 번지고 있다는 점도 변수도 떠올랐다.
최근 미국 SVB 파산에 이어 스위스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 악재가 겹치며 금융시장은 불안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편 세계 경제는 올해부터 내년에 걸쳐 완만하게 회복할 것으로 OECD는 내다봤다.
세계 경제성장률은 올해 2.6%, 내년 2.9%로 제시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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