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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유저도 지갑 안 들고 다님"…韓 스마트폰 시장 균열 깨질까

뉴스1

입력 2023.03.20 05:31

수정 2023.03.20 09:18

애플페이 사용을 준비 중인 서울의 한 대형마트 결제창 모습. 2023.3.13/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애플페이 사용을 준비 중인 서울의 한 대형마트 결제창 모습. 2023.3.13/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 시내에 위치한 한 애플 리셀러 매장에 걸린 아이폰14프로 광고판. 2022.11.2/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 시내에 위치한 한 애플 리셀러 매장에 걸린 아이폰14프로 광고판. 2022.11.2/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애플페이 출시에 앞서 삼성페이 마케팅 강화에 나선 삼성전자. (삼성전자 유튜브 갈무리)
애플페이 출시에 앞서 삼성페이 마케팅 강화에 나선 삼성전자. (삼성전자 유튜브 갈무리)


(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 = "갤럭시 유저는 지갑 진짜 안 들고 다님?"

간편결제 '삼성페이'를 앞세운 '갤럭시S23' 마케팅 문구다. 그동안 국내 이용자에게 '페이' 유무는 갤럭시냐 아이폰이냐를 가르는 주요 요소 중 하나였다.

이달 21일 '애플페이'가 한국 시장에 상륙한다. 언제 어디서든 애플페이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되면 아이폰 이용자도 앞으로는 지갑을 들고 다닐 필요가 사라진다.

이같은 가능성은 애플페이 사용처가 어디까지 확대되느냐에 달렸다. 삼성페이의 경우 카드 사용이 가능한 가게라면 대부분 결제가 가능한 인프라가 조성된 상태다.


◇韓 애플 이용자들의 숙원 현실로…MZ 러브콜 쏟아져

애플페이는 국내 애플 이용자들의 숙원이었다. 2014년 미국 시장에 처음 선보인 이후 지갑 없는 모바일 간편결제 시장을 열었으나 국내에서는 소문만 무성했다.

2018년 국내 첫 애플스토어가 들어선 후 다시금 기대감을 모았지만 카드결제 수수료 문제, 국내 보급률 5% 미만 '근거리 무선 통신'(NFC) 방식 결제 단말기 보급률에 발목이 잡혔다.

분위기는 지난해 하반기 반전됐다. 애플과 현대카드와의 협력설 불거졌고, 양사는 지난달 8일 이를 공식화했다. 서비스 출시일은 21일로 예정됐다.

MZ세대들 반응은 뜨겁다. 현대카드 체크카드 발급량은 1만장 이상 늘었으며, 신용카드 전체 회원 수는 4만명가량 증가했다. 비은행계인 현대카드에서 체크카드 발급량이 급증한 건 이례적인 일이다. 업계에서는 애플페이 출시를 앞두고 MZ세대가 현대카드로 몰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애플페이 출시 후 20대를 중심으로 갤럭시 이탈이 일어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비누랩스가 지난 1월 자사 대학생활 플랫폼 '에브리타임'을 통해 20대 남녀 대학생 100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애플페이 정식 출시 후 갤럭시에서 아이폰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밝힌 응답자는 36%에 달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조사결과 지난해 4분기 기준 삼성전자(005930)는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63% 점유율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애플 점유율은 34%로 '외산 스마트폰의 무덤'으로 불리는 한국 시장에서 삼성을 바짝 뒤쫓고 있다.

◇'애플페이' 출시 맞춰 노 젓는 애플…'찻잔 속 태풍' 전망도

애플 역시 애플페이 출시에 맞춰 한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신폰인 '아이폰14'의 공시지원금을 대폭 늘렸다. 이달 17일 SK텔레콤은 아이폰14·아이폰14 플러스(+)의 지원금을 최대 46만2000원까지 인상했다.

LG유플러스도 같은 제품의 지원금을 최대 45만원으로 책정했다. 각각 기존 대비 32만5000원, 22만1000원 상향 조정됐다.

공시지원금은 이동통신사와 휴대폰 제조사가 함께 부담한다. 아이폰14 공시지원금 인상은 이번이 처음이다. 애플페이 출시에 맞춘 마케팅 비용 확대로 풀이된다.

애플 기기의 소비자 접점인 애플스토어도 늘어난다. 이달 31일 국내 다섯 번째 애플스토어가 강남에 문을 연다. 최근 1년간 총 세 곳에 애플 매장이 생긴다. 조만간 홍대에 6호 매장이 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페이 효과가 미미할 거라는 전망이 없는 건 아니다.

수수료 문제와 NFC 단말 보급률 한계로 카드사와 오프라인 매장의 애플페이 도입률이 낮을 거라는 분석에서다. 삼성페이의 경우 결제 수수료 무료와 마그네틱 보안 전송(MST) 방식을 앞세워 빠르게 국내 시장에 보급됐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서비스 수수료가 없는 삼성페이와 달리 애플페이는 약 0.1~0.15%의 수수료를 지불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동안 없던 수수료에 대한 일부 도소매점이나 자영업 및 이용자의 심리적 반감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또 일본과 중국의 경우 2016년 애플페이 도입 후 점유율 증가가 없었다는 점도 한계론에 힘을 싣는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일본의 경우 2016년 55%였던 아이폰 비중이 애플페이 도입 이듬해인 2017년 50%로 줄었다.
중국도 애플페이 도입 직후 애플 점유율이 오르지 않았다. 2016년과 2017년 모두 11%를 기록했다.


국내 한 간편결제 업계 관계자는 "'애플페이'로 갤럭시 이용자들이 아이폰으로 얼마나 넘어갈지 의문" 이라며 "갤럭시 이용자들이 아이폰을 쓰지 않는 이유는 '삼성페이'뿐만 아니라 음성통화 등 애플과 다른 사용자 경험에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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