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스포츠일반

선수단 월급·식비도 못 주는 캐롯, PO 확정에도 울상…창단 1년 만에 대위기

뉴스1

입력 2023.03.20 06:02

수정 2023.03.20 06:02

30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SKT 에이닷 프로농구 2022-2023 KBL' 고양 캐롯과 서울 삼성의 경기에서 캐롯 김승기 감독이 눈을 감고 있다. 2023.1.30/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30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SKT 에이닷 프로농구 2022-2023 KBL' 고양 캐롯과 서울 삼성의 경기에서 캐롯 김승기 감독이 눈을 감고 있다. 2023.1.30/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30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SKT 에이닷 프로농구 2022-2023 KBL' 고양 캐롯과 서울 삼성의 경기에서 68대65로 승리한 캐롯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2023.1.30/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30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SKT 에이닷 프로농구 2022-2023 KBL' 고양 캐롯과 서울 삼성의 경기에서 68대65로 승리한 캐롯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2023.1.30/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2022-23시즌 프로농구의 최대 화두였던 신생팀 고양 캐롯이 좋은 성적에도 플레이오프(PO)에 나서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20일 현재 5위(26승24패)를 기록 중인 캐롯은 잔여 경기 결과에 관계 없이 6강 PO 진출이 가능한 상황이다.
남은 경기에서 다 져도 최소 6위를 확보했다.

예상 외의 성과다. 지난해까지 고양 오리온이었던 이름을 달았던 캐롯은 데이원스포츠가 인수를 선언하면서 해체 후 재창단으로 새롭게 농구판에 뛰어들었다.

데이원스포츠는 캐롯 손해보험으로부터 네이밍 스폰서를 받아 캐롯 점퍼스라는 이름으로 닻을 올렸다.

농구 대통령 허재 대표와 명장 김승기 감독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안양 KGC에서 이적해 온 전성현 정도를 제외하면 특급 선수가 없어 전력이 약할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다른 결과가 나왔다. 과거 김 감독이 KGC에서 선보인 끈적끈적한 수비 전술이 금방 팀에 녹아 들었고 전성현이 역대 리그 최다인 76경기 연속 3점슛 성공 기록을 쓸 만큼 맹활약하며 줄곧 상위권을 유지했다.

비록 시즌 중반 이후 전성현이 부진에 빠졌지만 외국인 선수 디드릭 로슨이 제 몫을 하며 연패에 빠지지 않은 덕에 조기에 PO 진출을 확정지었다.

그러나 캐롯은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데이원스포츠의 모기업 대우조선해양건설이 경영난을 겪으면서 자금 지원이 끊겼다는 점이다.

캐롯은 지난해 10월 가입비 형식의 특별회비 15억원 중 5억원을 기한 내 납부하지 못해 우려를 샀다.

다행히 시기를 늦춰 납부하면서 리그에 정상적으로 참가할 수 있었지만 모기업이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며 농구단에 대한 지원이 끊겼다.

자금난을 겪은 캐롯 선수단은 올해부터 월급을 제때 받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일부 고액 연봉자와 코칭스태프는 3개월째 무급으로 일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나아가 선수단 식비 지원도 끊겼고 구단 사무국, 이벤트 대행사 등 캐롯과 관계된 모든 이들이 금전적인 손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남은 가입비 10억원의 완납도 어려워졌다.

문제는 캐롯이 잔여 가입비 납부 기한(3월31일)을 지키지 못할 경우 PO 출전권을 박탈 당한다는 점이다. KBL는 최근 임시 총회에 맞춰 해당 내용을 공개하며 캐롯에 최후 통첩을 날렸다.

만약 캐롯이 가입금을 기한 내 납부하지 못한 채 정규리그 6위 안에 들면 캐롯 대신 차순위 팀이 한 단계씩 순위를 올려 6강 PO에 나서게 된다.

캐롯이 현재 순위인 5위로 정규리그를 마치면 6위팀이 5위, 7위팀이 6위 시드를 배정받아 PO에 나선다.

캐롯은 기한 내에 최대한 납부를 마치겠다는 입장이지만 현재 선수단이 처한 상황을 보면 현실적으로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달 내로 상황이 달라지지 않는다면 캐롯은 창단 한 시즌만에 쓸쓸하게 농구판을 떠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더 이상 모기업의 지원을 기대하기 힘든 캐롯 구단측은 현재 새로운 인수 기업을 찾고 있는 중이다.

최근에는 커뮤니티 등을 통해 일부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에서 캐롯의 인수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러나 인수 기업이 KBL 잔여 가입비는 물론 밀린 선수단 급여와 협력업체 대금 등 데이원스포츠의 부채를 대부분 떠안아야 하는 만큼 현재로서는 인수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것이 농구계 안팎의 관측이다.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