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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떨고 있니"…삼성페이, 네카오와 '초유의 동맹'

뉴스1

입력 2023.03.20 06:15

수정 2023.03.20 08:41

그래픽=김초희 디자이너ⓒ News1
그래픽=김초희 디자이너ⓒ News1


지난해 5월 주요 간편결제 업체별 사용처 지표 (한국소비자원 자료 갈무리)
지난해 5월 주요 간편결제 업체별 사용처 지표 (한국소비자원 자료 갈무리)


네이버페이, 삼성페이 연동 이벤트 (네이버페이 홈페이지 갈무리)
네이버페이, 삼성페이 연동 이벤트 (네이버페이 홈페이지 갈무리)


삼성페이·네이버페이 동맹 이후 이용 변화 (컨슈머인사이트 제공)
삼성페이·네이버페이 동맹 이후 이용 변화 (컨슈머인사이트 제공)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토종 간편결제 강자들이 이달 21일 국내 도입될 애플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에 맞서 손을 잡았다. 오프라인 간편결제 최강자인 삼성전자 '삼성페이'가 온라인 간편결제 1·2위 업체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와 연합전선을 처음으로 구축했다.

아직 국내 NFC(근거리 무선 통신) 보급률이 낮지만 MZ세대의 애플 충성도가 높아 '애플페이'의 국내 확산이 시간 문제라는 판단에 동맹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간편결제 서비스는 고객을 꼭 붙들어둘 수 있는 '핵심 무기'이자, 양질의 고객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통로다. 업계에서 "간편결제 시장을 차지하는 기업이 천하를 얻는다"는 말이 나올 만큼 중요한 사업이다. 국내 업체 입장에서 애플페이를 견제할 수밖에 없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페이는 이달말 네이버페이와 연동될 전망이다. 카카오페이와도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삼성페이와 네이버페이는 지난달 20일 결제 부문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고, 올 상반기 내 협력 서비스를 예고했다.

◇삼성페이, 네이버페이와 이르면 3월말 '연동'…카카오페이와도 협업 논의

삼성페이는 온라인으로, 네이버·카카오페이는 오프라인 결제 시장으로 발을 넓힌다. 서로가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기로 방향을 세웠다. 그간 삼성페이는 오프라인, 네이버·카카오페이는 온라인을 중심으로 덩치를 키웠다.

지난해 5월 한국소비자원 조사에 따르면 삼성페이 사용자 중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삼성페이를 쓰는 비중(72.3%)이 온라인 결제 비중(27.7%) 대비 2배 이상 더 높았다. 이와 반대로 네이버·카카오페이는 자사 고객의 오프라인 결제 비중이 각각 10.3%·24.3% 수준이었다.

네이버·카카오페이는 현장 결제시 삼성페이와 비교해 번거로움이 컸다. 네이버페이의 경우 매장에 놓인 'QR코드' 결제, 카카오페이는 QR코드 또는 바코드 결제가 필요했다.

삼성·네이버페이가 연결되면 삼성페이 이용자는 55만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 등 네이버페이 온라인 가맹점에서 바로 온라인 결제가 가능해진다.

네이버페이 유저는 삼성페이로 결제가 가능한 300만개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스마트폰을 MST(마그네틱 보안 전송) 단말기에 갖다대면 물건을 살 수 있다.

삼성·카카오페이의 구체적인 연동 방식은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다만 네이버페이와의 협업사례처럼 온라인 카카오페이 가맹점에서는 삼성페이를, 오프라인 삼성페이 가맹점에서는 카카오페이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공룡 업체 간 동맹, 긍정적 효과 기대

업계는 애플페이에 맞선 이례적인 동맹이 긍정적인 효과를 이끌 것으로 본다. 이달 컨슈머인사이트 조사에 따르면, 만 20~69세 갤럭시 이용자(1061명) 10명 중 4명(40.8%)은 삼성·네이버 페이 동맹 후 이용변화를 묻는 질문에 "모두 이용이 늘어날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해 4분기 카카오페이의 국내 오프라인 결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4% 성장한 바 있다. 삼성페이의 힘이 더해지면, 이같은 성장세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서는 이번 협업이 대박을 친다고 해도 네이버·카카오페이 입장에서는 포인트 지급 등 마케팅 비용 측면에서 고민이 생길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현재 네이버페이는 자체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삼성페이를 이용할 때마다 '포인트 뽑기' 혜택을 주는 이벤트를 예고하고 있는데, 이같은 '포인트 제공 마케팅'을 주력으로 삼을 것으로 전망된다.

NHN 페이코의 사례도 무시할 수 없다. 페이코는 삼성페이로 현장 결제시 구매 금액 1%를 포인트(1건당 최대 100 포인트)로 주다 지난해 12월 방향을 틀었다. 포인트를 무작위 지급하는 식으로 정책을 변경했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파이낸셜(네이버페이 운영사)과 카카오페이는 페이코와 입지 자체가 다르기 하지만, 혜택을 어느 수준까지 줘야 할지 고민은 계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번 협업과 별개로 삼성페이 자체의 기능을 더욱 늘릴 방침이다.
노태문 삼성전자 MX(모바일 경험) 사업부장(사장)은 15일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 애플페이 대응 전략에 대해 "경쟁사 서비스를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진 않다"면서도 "삼성페이는 우위를 지키기 위해 온라인 신분증·디지털 키·결제처 등 삼성만이 제공할 수 있는 경험을 확대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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