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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고체전지용 핵심소재를 저가로 만든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20 09:25

수정 2023.03.20 09:25

전기연구원, 황화실리콘 저가 제조기술 개발
고체전해질에 황화실리콘 첨가해 성능 향상
전기연구원과 금오공대가 개발한 제조기술로 만든 황화실리콘. 전기연구원 제공
전기연구원과 금오공대가 개발한 제조기술로 만든 황화실리콘. 전기연구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전고체전지의 핵심이면서 이온 전달 물질인 고체전해질을 저가로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로 만든 고체전해질은 이온 전달 성능이 기존 것보다 2배 이상 향상됐다.

한국전기연구원(KERI)은 차세대전지연구센터 하윤철 박사팀과 금오공대 신소재공학부 박철민 교수팀이 전고체전지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는 '고체전해질용 황화실리콘 저가 제조기술'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전기연구원 측은 "고체전해질 제조를 위한 최적 공정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전고체전지에 적용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 제조기술에 대한 특허 출원을 준비하고 있으며, 관련 기업을 찾아 황화실리콘 제조 공정의 스케일업(Scale-up) 및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전고체전지는 양극과 음극 사이에서 이온을 전달하는 전해질을 액체가 아닌, 화재나 폭발 위험성이 낮은 고체로 대체한 것이다.
그러나 제조공정 및 양산화의 어려움, 높은 단가 등 상용화까지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연구진이 주목한 소재는 황화실리콘이다. 전고체전지용 고체전해질에 황화실리콘을 첨가하면 이온 전도도 및 수분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황과 실리콘을 합성하려면 높은 온도가 필요하고, 이과정에서 증기압이 커져 제조공정이 어려워 현재 황화실리콘의 가격이 20g에 약 170만원에 달한다.

전기연구원과 금오공대의 황화실리콘 최적 제조기술 연구결과가 에너지·연료 분야 세계적 논문인 '저널 오브 머터리얼즈 케미스트리 에이(Journal of Materials Chemistry A)'의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전기연구원 제공
전기연구원과 금오공대의 황화실리콘 최적 제조기술 연구결과가 에너지·연료 분야 세계적 논문인 '저널 오브 머터리얼즈 케미스트리 에이(Journal of Materials Chemistry A)'의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전기연구원 제공
연구진은 황과 실리콘의 배치를 최적화해 합성 조건을 확립했다. 이를통해 800도의 높은 반응온도에서도 황의 기화에 따른 증기압을 버틸 수 있는 완벽한 밀폐 환경을 만들어냈다. 그 결과, 고체전해질의 품질이 상용 제품과 대등했다. 2배 이상의 높은 이온 전도도와 수분 안정성을 가졌다. 이로인해 공정의 최적화로 과정은 단순화하고, 제조비 감소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이번 황화실리콘을 고체전해질 뿐만아니라 액체전해질 기반의 리튬이온전지 음극 활물질에도 적용해 좋은 결과를 얻었다.

하윤철 박사는 "그동안 황의 증기압 상승을 해결하기 위해 국내외 많은 연구진이 고가의 원료를 사용하거나, 특수 공정을 도입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는데, 우리의 성과로 고체전해질용 황화실리콘을 저렴하고 쉽게 제조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연구진은 새로운 제조기술을 에너지·연료 분야 세계적 논문인 '저널 오브 머터리얼즈 케미스트리 에이(Journal of Materials Chemistry A)'에 발표했으며, 그 우수성을 인정받아 표지논문 선정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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