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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車, 전기차 전면 전환하려면..2만명 감축?

최종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21 05:00

수정 2023.03.21 05:00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자동차 사옥 전경. 현대차 제공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자동차 사옥 전경. 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 정규직 직원수 추이>
(단위: 명)
구분 정규직 수
2013년 59,861
2014년 60,827
2015년 62,936
2016년 64,758
2017년 65,578
2018년 65,886
2019년 66,468
2020년 66,926
2021년 66,002
2022년 64,840
(자료: 현대차 사업보고서)

[파이낸셜뉴스] 현대자동차의 정규직 직원수가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시대 대응을 위해 생산직 중심의 인력구조를 재편하는 과정에서 정규직 인력이 축소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선 전기차로 완전히 전환한다면 지금보다 생산직 인력을 30% 가량은 줄여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1일 현대차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현대차 정규직 직원수는 6만484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 6만6002명과 비교해 1162명 감소한 수치다. 앞서 2021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12년 만에 정규직 인력이 전년 대비 감소세로 돌아섰는데, 작년에도 직원수가 줄면서 2년 연속 정규직 규모가 축소됐다.
2년 동안 줄어든 정규직 직원은 2086명이다.

현대차의 정규직 수가 감소한 가장 원인은 전체 인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생산직의 정년퇴직이 본격화된 영향이 크다. 지난 2021년부터 현대차에선 매년 2000명 이상의 베이비붐 세대 직원들이 정년퇴직을 맞고 있다. 현대차는 전기차로의 전환을 위해 인위적으로 감원을 하지 않는 대신 신규채용을 줄이는 방식으로 생산직 규모를 축소시키는 모양새다. 계열사인 기아까지 포함하면 매년 3000명 이상이 정년퇴직 대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내연기관차에서 미래차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늘어나는 인력도 있겠지만, 생산 등 일부 직군의 인력은 자연감소 형태의 감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산업 인적자원개발위원회에 따르면 내연기관차의 경우 2만5000~3만개의 부품이 들어가지만, 전기차는 절반 수준인 1만5000개에 불과하다. 엔진과 배기, 연료계 부품이 필요 없어지고, 동력전달부품도 상당수 줄어든다. 부품수 자체가 적다 보니 전기차 생산에 투입되는 인력도 내연기관차 보다는 적게 필요하다. 현대차 관계자는 "연구직, 사무직 등 다양한 직군에서 우수 인력 확보를 위해 신규 채용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기술직의 정년퇴직으로 자연감소가 발생하면서 정규직 인력이 줄어든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신규채용을 늘리라는 노조의 요구를 수용해 올해와 내년 생산직 인력을 700명 뽑기로 했다. 다만 올해가 10년 만에 첫 채용일 정도로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전기차 시대가 본격화되면 앞으로 생산직의 채용문이 더 좁아질 것이란 관측에 이번 채용에는 취업준비생 뿐만 아니라 직장인들까지 뛰어 들며 접수 사이트가 다운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정규직 수가 2년 연속 감소하고 있는 것과 달리 현대차의 기간제 근로자는 2021년 5980명에서 작년에는 7849명으로 1년새 1869명 증가했다. 이는 정년퇴직한 60세 이상 인원을 기간제 근로자로 다시 채용하는 '숙련 재고용 제도'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노조는 정년을 연장해달라는 요구를 매년 이어가고 있는데, 현대차는 정년연장 대신 1년 계약직으로 재고용 하는 제도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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