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물가잡기냐, 금융안정이냐… 기로에 선 美 연준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20 18:20

수정 2023.03.20 18:20

FOMC 앞두고 중대 과제 '고심'
월가, 9회연속 금리 인상에 무게
"여전히 높은 물가… 뭔가 할 것"
일각 SVB사태 우려 "긴축 안돼"
오는 21~22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있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물가잡기와 금융시장 혼란을 잠재워야 하는 중대한 과제를 안고 있다. 월가의 전문가들은 이번 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연준이 금리를 0.25%p, 9회 연속 인상을 승인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미 기준금리는 지난해부터 8회 인상을 거치면서 '제로(0)'에서 4.5~4.75%까지 올랐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필요하다면 금리를 계속 빠른 속도로 올릴 것이라고 시사했으나 실리콘밸리은행(SVB) 부도가 촉발시킨 금융시장 충격에 금리 인상폭을 지난 2월과 같은 0.25%p 또는 아예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은행 파산인 SVB 사태를 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이 촉발시켰다는 지적에 '빅스텝'인 금리 0.5%p 인상은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보인다고 씨티그룹 글로벌 이코노미스트 네이선 시츠가 AFP통신과 인터뷰에서 밝혔다.

SVB 부도 수일전 미국 상원 청문회에 출석했을 당시만 해도 파월 의장은 물가상승률 목표인 2% 달성을 위해 금리 인상 폭이 넓어질 수 있다고 하면서 지난 2월의 0.25%p 보다 큰 0.5%p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러나 SVB 붕괴로 인한 금융스트레스에 금리 0.25%p 인상 또는 동결 두가지 가능성으로 좁혀진 상태다.

미국의 경제 지표들이 연준이 원하는 것처럼 둔화 조짐이 보이면서 금리 동결 가능성을 높이게 하고 있다.

지난달 미국 유통판매와 도매물가지수 모두 떨어졌다.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8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2월 6%로 연준 목표인 2%에 비해 여전히 높다. 또 전월 대비 CPI는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채널캐피털리서치의 창업자 겸 최고투자전략가 더그 로버츠는 "연준이 뭔가를 하지 않는다면 신뢰를 잃을 수 있다"며 "0.25%p 인상을 해서라도 메시지를 전달하려 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이코노미스트 마크 잰디는 "연준이 통화긴축을 이어가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잰디는 현재의 시장 상황을 "모두들 벼랑 끝에 와있어 조금만 밀어도 떨어진다"며 이 같은 금융시장 상황에서 금리 인상은 위험한 조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그는 연준이 금리 인상을 잠시 중단한다고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서 패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반면 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실수가 될 것이며 침체 리스크가 뚜렷하게 증가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연준과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SVB 예금주들을 보호하기 위해 유동성을 지원하기로 한 것으로 인해 금리를 인상해도 타격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