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황두현 권현진 기자 = 청년에게 필요한 법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로 출범한 '새로운 변호사를 위한 청년변호사 단체'(새변)가 저출산 해법 마련에 나선다. 관리 사각지대에 있는 '베이비시터'(아이돌보미)를 제도권으로 끌여들여 양육 환경을 개선한다는 취지다.
8개월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이자 새변 초대 상임대표인 송지은 변호사(37·변호사시험 3회)는 '베이비시터 신원보증 의무화'를 첫번째 입법제안으로 꺼냈다.
지난 22일 서울 송파구 사무실에서 진행된 뉴스1과 인터뷰에서 송 변호사는 "정부는 산후조리 도우미의 범죄 경력을 조회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가정에서 개인적으로 고용하는 베이비시터는 관리받을 수 없다"며 입법 필요성을 강조했다.
드라마 '더글로리', '정순신 사태'로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해법도 모색한다.
10년간 법조계 경험을 쌓은 송 변호사는 20~40대 세대에게 정작 필요한 부분에서 법과 제도가 미비하다는 사실을 체감하며 청년 변호사 단체 필요성을 느꼈다. 그는 "새변은 20~40대 국민의 법 감정을 입법에 합리적으로 반영하자는 취지로 출범했다"고 강조했다.
MZ 변호사를 합리성을 추구하는 세대로 규정한 송 변호사는 "때로는 진보적이고 때로는 보수적인 게 2040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새변은 정치 이념에 얽매이지 않는 탈정당, 탈이념을 추구한다.
200여명의 청년 변호사가 가입 의사를 밝힌 새변은 향후 전국 단위 지역별 지부를 꾸릴 계획이다. 지역별 로스쿨과 협업을 강화해 지방자치단체에 정책이나 제도를 제안하기 위해서다. 청년 변호사들의 패기에 대형 로펌 소속 선배 변호사들도 힘을 보탰다.
새변은 지난 21일 공정·공익·법치주의를 핵심 가치로 내세우며 공식 출범했다. "청년이 사회의 주역인데 20~40대가 배제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다. 송 변호사는 공동대표를 맡은 김희영 변호사(33·변시 4회), 우지현 변호사(33·변시 5회)와 '새변 1기'를 이끈다.
다음은 송 변호사와의 일문일답.
-'MZ세대가 주축인 변호사 단체' 생소하다. 출범 계기가 있을까.
▶변호사들이 공익을 추구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변호사가 될 때도 공적인 이야기를 많이 나누기에 마음 한편에 열망이 있다. 사회 활동에 참여하고 싶지만 정치색 짙은 단체에 가입하면 라벨(꼬리표)이 씌워진다. 이를테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에 가입하면 '민변 변호사'가 되지 않나. 청년 변호사들이 참여를 망설이는 이유다. 대한변호사협회는 변호사를 위한 단체이지만 저희는 국민을 바라본다는 차이가 있다.
-새변이 추구하는 핵심 가치는 무엇인가.
▶20~40대 국민의 법 감정을 합리적으로 입법에 반영하자는 목표다. 내부적으로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하여'라는 슬로건도 정했다. 저희는 청년층이 합리적으로 이익을 추구하기에 때로는 진보적이고 어떤 경우는 보수적이라고 본다. 기성 변호사 단체와 달리 청년이 주체가 돼 입법제안을 하겠다.
-반드시 개선이 필요하다고 보는 분야가 있나.
▶저출산, 학교폭력, 전세사기에 관심을 두고 있다. 새변 발기인 10명 중 4분이 워킹맘이다. 초기 임산부부터 아들이 2명인 엄마까지 있다. 국가에서 많은 지원을 해주려고 하지만 세밀하지 않은 게 현실이다. 정부는 산후조리 도우미의 범죄 경력을 조회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가정에서 개인적으로 고용하는 베이비시터는 관리받을 수 없다. 많은 분들이 '베이비시터 신원보증 의무화'에 공감해주시고 있다.
학교 폭력도 주요 관심사다. 학교 폭력 이슈가 불거지면서 사건을 다뤄본 변호사들이 많아졌다.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지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연구를 통해 입법을 제안하면 좋지 않을까 싶다. 전세사기 피해를 막기 위해 스타트업과 손을 잡고 악성 임대인, 사기 유형 등을 분석하려 한다.
-본격적으로 입법 제안에 나서려면 내부 조직이 꾸려져야 할 텐데 어떤 단계인가.
▶우선 각 주제별로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가입자가 늘면 17개 국회 상임위원회별로 내부 위원회를 조직할 구성할 계획이다. 나아가 지역별 지부도 운영할 예정이다.
-출범 초기 단계인데 지역 지부까지 운영할 수 있을까.
▶지역 곳곳에 있는 로스쿨과 긴밀히 협업할 계획이다. 로스쿨 학생들도 연구용역에 같이 참여하는 형태를 만들고자 한다. 연구 과정에서 리서치는 학생들이 충분히 할 수 있는 영역이다. 서울에 비해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 로스쿨과 협업한다면 학생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지방자치단체에 입법을 제안하려는 새변의 취지와도 일맥상통한다.
-MZ는 열정과 패기가 넘치지만 경험과 연륜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 도움을 주는 법조계 인사가 있나.
▶입법제안은 매우 많은 분들의 손길이 필요한 영역이다. 이에 각계각층이 참여하는 자문단을 꾸릴 계획이다. 이미 많은 분이 응원해주셨다. 감사원 출신의 김성범 변호사는 새변 감사를 맡아주셨다. 21일 창립총회에는 한 대형 로펌 대표가 오시기도 했다. 이 외에도 선배 변호사분들이 새변 설립 취지에 상당 부분 공감하셨다.
-가입을 망설이는 변호사들에게 동기부여가 있어야 할 것 같다.
▶새변은 공익 분야 입법 제안 외에도 후배 변호사를 양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저희가 관심을 가지는 영역이 새로 발달하는 분야라서 1~3년차 변호사들이나 로스쿨 학생들도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안다. 이들이 법조계 경력 10년 안팎의 선배 변호사들과 팀을 이뤄 협업하는 연구용역을 수행하고 입법제안을 한다면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현행법은 청년을 19~34세로 규정해 현실과 간극이 크다는 지적이 있다.
▶저희가 바꾸고 싶은 규정이다. 현실을 고려하면 40세까지는 되어야 한다. 청년이 사회 기둥이기 때문에 청년을 늘리는 게 정부 입장에서 나쁘지 않다고 본다. 굉장히 개선이 필요한 부분인 만큼 궁극적으로 정책제안이 통과할 수 있도록 해보겠다.
-법률 플랫폼 '로톡'을 두고 법조계 갈등이 상당하다. 어떻게 보나.
▶새변 성격상 로톡 이슈는 관여하지 않을 생각이다. 내부적으로 논의한 적도 없다. 이권단체끼리 갈등이어서 변협에서 잘 해결하실 것이라고 생각한다. 새변은 국민들의 입법 필요성에 공감하기 위해 나온 단체라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한다.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신생 단체이다보니 주변에서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 많은 분들이 참여해주셔야 클 수 있는 곳인 만큼 응원과 동참 부탁드린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