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테라 권도형 체포...美 검찰, 사기 등 8개 혐의 기소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24 08:58

수정 2023.03.24 08:58

몬테네그로에서 위조여권으로 두바이 가려다 검거
美 검찰, 증권 사기 등 8개 혐의로 권도형 기소
가상자산업체 테라폼랩스의 권도형 대표(왼쪽).뉴시스
가상자산업체 테라폼랩스의 권도형 대표(왼쪽).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5월 ‘테라’와 ‘루나’ 폭락으로 세계 가상자산 시장에 막대한 충격을 안겼던 테라폼랩스의 권도형 대표가 발칸반도의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됐다. 한국 검찰과 마찬가지로 권도형을 쫒는 미국 검찰은 증권사기와 시세조작 등 8개 혐의로 그를 기소하기로 했다.

BBC 등 외신들에 따르면 세르비아 남서쪽에 위치한 몬테네그로의 필립 아드지치 내무장관은 23일(현지시간) 트위터로 권도형을 검거해 수도 포드고리차의 공항에 구금했다고 밝혔다.

이어 몬테네그로 내무부는 권도형과 다른 한명이 포드고리차 공항에서 각각 위조한 코스타리카, 벨기에 여권을 소지한 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로 가는 여객기를 타려다 체포당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한국 경찰청은 권도형과 한창준 전 차이코퍼레이션 대표로 의심되는 인물이 몬테네그로에서 붙잡혔다며 신원 확인을 위해 현지 당국과 협조중이라고 전했다. 경찰청은 24일 발표에서 체포된 인물들이 권도형 등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미 스탠퍼드대를 졸업한 권도형은 테라폼랩스를 설립해 테라USD와 루나 가상자산을 발행했다. 테라USD는 가치를 1 달러로 고정한 스테이블 코인이며 루나는 일반 가상자산이다. 테라USD는 가치를 1달러로 유지하기 위해 루나에 크게 의존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두 가상자산 모두 2021~2022년 상반기 까지 큰 인기를 끌면서 시가총액이 400억달러(약 51조원)에 달했으나 지난해 5월 루나 가치 폭락으로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 해당 사태로 막대한 투자자 피해가 발생했으며 테라폼랩스가 무너졌을 뿐만 아니라 세계 주요 가상자산 업체에 연쇄 붕괴 현상을 초래했다.

지난해 9월 서울남부지검 금융범죄합수단은 테라와 루나를 증권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하고 권도형에게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뒤 추적했다. 동시에 인터폴에 공조를 요청해 적색수배를 내렸다. 권도형은 테라와 루나가 함께 폭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알고도 투자자들에게 알리지 않은 채 지속해서 발행하는 등 허위 정보를 제공한 혐의를 받았다.
지난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도 권도형과 테라폼랩스를 사기 혐의로 제소했다.

권도형은 지난해 4월 말 출국해 싱가포르에 머문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난해 9월에는 두바이를 경유해 유럽으로 거처를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미 언론들은 23일 보도에서 미 뉴욕 검찰이 권도형을 증권사기, 인터넷뱅킹을 이용한 금융사기와 시세조작 등 총 8개 혐의로 기소했다고 전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