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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는 결코 망하지 않습니다" 프라이머사제파트너스 김광록 공동대표

홍창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26 17:43

수정 2023.03.27 10:40

한인 스타트업들 시행착오 격지 않도록 컨설팅하며 투자
"'82스타트업' 통해 한인들끼리 서로 밀고 끌어주게 할 것"

프라이머사제파트너스 김광록 공동대표 /사진=홍창기 특파원
프라이머사제파트너스 김광록 공동대표 /사진=홍창기 특파원


【실리콘밸리(미국)=홍창기 특파원】
"많은 사람들이 10년 전부터 실리콘밸리가 망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 의견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실리콘밸리 내의 자본과 기술, 인재들이 움직이지 않으니까요. 선순환 구조의 실리콘밸리 생태계가 유지되는 한 실리콘밸리는 결코 망하지 않을 겁니다."

벤처캐피털(VC) 프라이머사제파트너스를 이기하 공동대표와 이끌고 있는 김광록 공동대표는 실리콘밸리의 위상은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스승과 제자를 뜻하는 '사제'라는 단어가 사명에 포함된 프라이머사제파트너스는 실리콘밸리에서 활동하는 대표적인 한인 VC다.

김 공동대표는 "모두 아는 것처럼 기술과 인재가 풍부한 곳이 실리콘밸리다"면서 "유수의 글로벌 기업들이 본사는 이전해도 연구개발(R&D) 센터를 실리콘밸리에 유지하는 이유가 그것이다"며 실리콘밸리만의 장점을 설명했다.
그는 풍부한 실리콘밸리의 자금도 실리콘밸리의 선순환을 돕는 또 다른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미국 전체 VC자금의 33%가 실리콘밸리에 투자된 것으로 전해진다.


■실리콘밸리만의 '페이잇포워드' 문화
프라이머사제 전신인 사제파트너스는 지난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약 4년간 총 60개 스타트업에 총 600만달러(약 78억원을)를 투자했고 투자 성과도 나쁘지 않았다. 프라이머사제파트너스가 펀드레이징을 통해 스타트업에 투자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지난 2018년부터였다.

김 공동대표는 "이 공동대표와 함께 운영했던 쇼핑 제공 서비스 플랫폼 '딜스플러스'로 수익을 내서 그 돈으로 투자하는 것은 한계가 있었다"며 프라이머사제파트너스가 전문적인 VC로 출발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의 성공을 바탕으로한 자신감으로 LP(투자자)로부터 펀딩을 받아 한인 스타트업에 투자하면 우리가 와이컴비네이터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와이컴비네이터는 세계 최고의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및 액셀러레이터로 꼽히는 기업이다.

하지만 VC로서의 출발은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500억원을 목표로 한 1차 펀드 조성은 1년 9개월이 걸렸다. 그는 "당시만 해도 프라이머사제파트너스가 VC로서 잘 알려지지 않은 때였고 한국 내에서 미국에서 창업한 한인에 대한 투자 거부감도 어느 정도 있었다"고 했다.

1차 펀드레이징 후 본격적인 VC로 거듭난 프라이머사제파트너스는 미국, 특히 실리콘밸리에서 창업을 하는 한국 스타트업들을 선별해 투자를 진행했다. 프라이머사제파트너스는 투자에 그치지 않고 실리콘밸리의 페이잇포워드(Pay It Foward·경험 노하우 공유와 멘토링) 문화를 실천하며 투자한 스타트업에 대한 조언도 이어갔다.



■프라이머사제파트너스를 설득해야 투자
김 공동대표는 "투자와 더불어 우리는 우리의 경험을 공유해주고 우리가 투자한 스타트업들에게 성공 방향도 잡아줬다"면서 "정답을 내주는 것이 아니라 스타트업들이 오답을 내지 않도록 집중적으로 컨설팅을 했다"고 말했다. 프라이머사제파트너스의 투자로 성장한 대표적인 기업
기업들은 닥터나우, 업스테이지, 지구인컴퍼니 등이다.

이런 투자 성공으로 프라이머사제파트너스의 2차 펀드레이징은 계약서를 만들기도 전에 목표로 한 1000억원을 모두 채웠다. 펀드레이징이 흥행하면서 프라이머사제파트너스는 펀드레이징 목표를 상향했다. 2차 펀드 목표를 2000억으로 올려서 올해말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3차는 내년에 진행한다.

프라이머사제파트너스는 주로 한인들이 창업한 스타트업의 얼리스테이지 단계에 투자를 집행한다. 김 공동대표는 "우리의 투자가 특정 산업에 집중되지는 않는다"며 IT를 비롯해 디지털헬스, 소비재 등 프라이머사제파트너스의 투자처는 다양하다고 했다.

프라이머사제파트너스의 투자 철학도 생각보다 간단했다. 그는 "초기단계 회사의 지표가 없기 때문에 사람과 열정을 본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 공동대표는 "세상에 이런 문제점이 있는데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왜 우리에게 투자받고 싶은 그들이 그런 문제를 어떻게 풀어낼 수 있는지 우리를 설득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한인끼리 돕는 '82스타트업'
프라이머사제파트너스 김 공동대표는 한국계 스타트업의 성공을 돕기 위한 창업 커뮤니티 '82스타트업'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82는 한국 국제전화 번호인 82에서 따왔다. 그가 한국을 생각하는 것을 잘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김 공동대표가 82스타트업을 출범시킨 이유는 간단하다. 가야할 길이 먼 한인들끼리 서로 밀고 당겨주자는 취지다.

82스타트업은 지난 2018년 한국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식사모임에서 발전된 모임이다. 82스타트업에서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서로의 고민을 공유했고 서로 도움을 주기 시작했다.

김 공동대표는 "단순한 한인 네트워킹만으로는 뭔가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나름의 컨텐츠를 만들었다"면서 "작은 모임으로 시작된 82스타트업은 지난 2020년부터 발전이 가속화됐고 대표적인 한인 창업자 네트워킹으로 성장했다고 자부한다"고 짚었다.

그는 한인 커뮤니티가 커저야 미국에서 성공을 꿈꾸는 한인 창업자들이 더 쉽게 실리콘밸리에서 연착륙할 수 있다며 82스타트업을 미국 전역으로 확대시킬 것이라는 포부를 드러냈다.
김 공동대표는 "주 활동지역인 실리콘밸리를 포함해 LA와 동부의 보스턴까지 82스타트업의 네트워킹을 확장시킬 계획이다"며 82스타트업을 통해 한국 사람들이 한국 사람을 자랑스러워 하는 문화를 만들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프라이머사제파트너스 김광록 공동대표 /사진=김광록 공동대표 제공
프라이머사제파트너스 김광록 공동대표 /사진=김광록 공동대표 제공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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