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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위축에 지역경기 '직격탄'.. TK·호남 경기수축, PK도 변동성↑

김나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27 12:00

수정 2023.03.27 13:28

수도권·충청권 경제성장률 '평균이상'
제조업 위축에 TK·호남권 경기수축기 진입
수출 비중 높은 동남·충청권 경기변동성↑
코로나19 이후 권역별 성장률 '이질성' 확대
지난 13일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모습. 뉴스1
지난 13일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모습. 뉴스1

13일 부산 신선대부두에서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달 10일까지 우리나라 수출이 1년 전보다 10% 넘게 줄며 '마이너스'를 이어갔다. 관세청이 13일 발표한 3월 1∼1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157억9천1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2% 줄어들었다. 무역수지는 49억9천5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2023.3.13. 연합뉴스.
13일 부산 신선대부두에서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달 10일까지 우리나라 수출이 1년 전보다 10% 넘게 줄며 '마이너스'를 이어갔다.
관세청이 13일 발표한 3월 1∼1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157억9천1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2% 줄어들었다. 무역수지는 49억9천5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2023.3.13.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수도권과 충청권의 경제성장률은 전국 평균 이상인 반면 동남권, 대구경북권(이하 대경권)과 호남권은 평균을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권은 전국과 비슷한 추세를 보였고 높은 성장세를 보이던 제주권은 2019년을 기점으로 성장세가 크게 둔화됐다.

2020년 코로나19 충격과 지난해 하반기 경기둔화는 전국 공통적 현상이었지만 권역별로 '이질적인' 성장세를 보인다는 분석이다. 특히 제조업에 기반을 둔 대구경북권과 동남권, 호남권이 제조업 부진 등 영향으로 경기 직격탄을 맞았다. 코로나19 이후 전국의 경기변동성이 더 커지고 권역별 성장률 편차도 커졌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역경기상황지수 개발 및 활용' 이슈노트에 따르면 분기별 지역경기상황지수(RECI, regional economic conditions index)를 활용해 7개 권역을 분석한 결과 이같은 추이가 나타났다.

RECI는 산업별 생산지수 등 지역통계 정보와 국민소득(GDP), 지역소득(GRDP)과 정합성을 고려한 지표로 지역의 전반적인 생산 경기를 빠르게 보여주는 지표다. 모든 산업을 포괄해 대표성이 높으면서 분기말 이후 2개월 이내 산출이 가능해 지역별 경기 흐름을 신속하게 볼 수 있다.

구체적으로 제조업 업황 위축으로 수도권, 대경권과 호남권은 후퇴기가 없이 바로 수축기로 이동해 경기가 빠르게 위축됐다. 지난해 4·4분기 권역별 경기순환도를 살펴보면 강원권, 제주권은 경기 확장국면에 있지만 동남권은 확장기에서 후퇴기로, 수도권과 대경권 및 호남권은 수축기로 이동했다. 충청권은 수축기에 머물렀지만 회복세를 보였다. 한은은 "일부 권역이 후퇴기를 거치지 않고 수축기로 바로 이동한 데는 제조업 업황의 빠른 위축에 상당부분 기인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이후 모든 권역에서 경기변동성은 크게 확대됐다. 경기변동성은 동남권, 충청권과 대경권의 변동성이 큰 반면 수도권, 호남권과 강원권은 상대적으로 안정됐다. 한은은 "동남권, 충청권, 대경권 경제에서 제조업 및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대외충격에 취약한 데 기인한 것"이라고 추정했다.

또 코로나19 이후 권역별 경제성장률 편차가 더 커졌다. 한국은행은 "권역별 분기 성장률 이질성은 수년간 확대되는 모습"이라며 "2010년대 초반 1.0 내외를 보이다가 2010년대 중반 이후 1.5를 상회하는 경우가 많아졌고 특히 코로나19를 거치며 편차가 더욱 확대됐다"고 부연했다.

코로나19 이후 권역별 경기회복 양상도 달랐지만, 코로나19 위기가 성장추세에는 큰 변화를 미치지는 않았다는 분석이다. 충청권과 수도권, 호남권과 대경권은 코로나19 이전 수준 회복이 1년 이내로 빨랐다. 수도권은 코로나19 이전대비 6.6% 상회했지만 충청권, 호남권은 성장이 둔화됐다. 특히 대경권은 지난해 4·4분기 코로나 이전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동남권과 제주권은 상대적으로 회복세가 느렸고, 강원권은 느리게 회복하다가 최근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이와 관련 한은은 "코로나19 이후 최근까지 권역별 성장률은 이전 10년간 평균성장률과 매우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라며 "코로나19 위기가 권역별 성장추세에 큰 변화를 초래하지 않았다는 걸 시사한다"고 했다.

경기가 비슷하게 움직이는 정도, 즉 경기동조성은 수도권과 전국의 동조성이 2016년 이후 강화된 반면 다른 지역은 약화됐다.
수도권이 전국 경기 흐름을 주도하는 가운데 다른 일부 지역은 산업구조에 따라 전국 경기와 디커플링(탈동조화)되는 것이다.

수도권과 제주권, 대경권과 강원권은 경기가 서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음(-)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대경권과 제주권은 양(+)의 상관관계가 강화됐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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