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식자재값 올라 더 못 버텨" 외식물가·PB상품 인상랠리

박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28 17:58

수정 2023.03.28 17:58

2월 말 기준 1년전보다 17% ↑
가스비도 올라 가격인상 불가피
교촌치킨, 한마리에 3만원으로
CU 등 편의점 자체상품도 동참
"식자재값 올라 더 못 버텨" 외식물가·PB상품 인상랠리
"전체적인 식자재 가격이 올랐지만, 손님들 눈치 때문에 가격이 30% 오른 연어 관련 메뉴만 값을 올렸다. 식자재 값 상승에다 가스가격 인상 부담까지 식당이 피해를 고스란히 떠 안고 가는 셈이다"(망원동 자영업자 백모씨)
지칠 줄 모르고 오르던 가공 식품 물가가 정부 압박으로 잠시 멈췄지만 이번엔 외식 물가가 다시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오른 식자재 가격을 반영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더불어 기존에 저렴한 가격을 자랑했던 유통업체들의 자체상품(PB)들도 가격 인상을 시작하며 올해도 고물가에 고통받는 서민들이 늘어날 전망이다.

■재료값 17% 올랐는데, 음식값 10%밖에 못올려

28일 푸드테크 스타트업 마켓보로가 자사의 외식 사업자 전용 식자재 구매 앱 '식봄'에서 판매되는 식자재 2015개의 지난달 말 가격을 조사한 결과 1년 전에 비해 평균 17.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상품 가운데 84.4%(1701개)가 가격이 올랐다.


같은 기간 한국소비자원이 자장면, 김치찌개, 비빔밥 등 서울 지역의 8대 외식 상품 가격을 조사한 결과 1년 전보다 10.4% 오른 것으로 나타나 음식값보다 식자재 가격이 더 오른 셈이 됐다.

외식업체들은 "큰 폭의 가격 상승은 자칫 매출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 재료값이 오른만큼 음식값을 올리지 못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렇게 누적된 식자재 가격 부담에 최근 가스비 등 공공요금 인상까지 전방위적인 비용 상승이 이어지자 결국 가격 인상에 나서는 외식업체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교촌치킨은 다음달 3일부터 닭 한마리 당 3000원 가량 가격을 올린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78% 가량 감소하며 가격 조정이 불가피했다는 설명이다. 업계는 선도업체인 교촌치킨의 가격 인상이 결국 치킨 가격 릴레이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값싼 PB상품마저도 가격상승 행렬동참

고물가 속에서 그나마 저렴한 가격을 자랑하며 1~2인가구의 알뜰 장보기를 도와주던 자체상표(PB)제품들도 더 이상 버티기 힘든 상황이 됐다. 우선 CU가 다음달부터 자체상표(PB) 헤이루의 주요 상품들 가격을 올린다. 생수 미네랄워터(500㎖, 1ℓ, 2ℓ)는 각각 100원씩 올린 700원, 1000원, 1300원에 판매한다. 미네랄워터(500㎖)의 경우 인상률이 16.67%에 달한다.

내달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다른 유제품도 인상될 예정이다.
남양유업은 로스터 시리즈(카라멜, 에스프레, 돌체라떼)를 최대 12.5%의 인상해 250㎖는 2400원에서 2700원으로 올렸다. 연세우유(200㎖)도 100원 올라 1100원이 됐다.
CU 운영사 BGF리테일 관계자는 "원재료 수급 가격, 가스비, 물류비, 인건비 등 전방위적인 물가 인상으로 PB 상품을 제조하는 업체의 요청에 따라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고 전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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