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증시 얼어붙은 투심… 외국인, 우량주는 담았다

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28 18:29

수정 2023.03.28 18:29

외국인 순매수 1위 삼성전자
7거래일간 7022억원 사들여
방산 대장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자동차업종 1위 현대차도 담아
'시장이 어려울수록 우량주를 담아라.'

외국인 투자자들의 최근 투자패턴을 잘 보여주는 증권가 격언이다. 국내 증시에서 투자심리가 완전히 회복하진 않았지만 외국인들은 '업계 1위' '순환매 기대종목' 등 우량주를 담으며 미래를 기약하고 있다.

■외인의 압도적 '삼전 사랑'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일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코스피·코스닥·코넥스 포함)에서 총 5972억원어치 주식을 내다팔았다.

그 과정에서도 담을 종목은 담았다. 같은 기간 순매수 1위 종목은 삼성전자다. 최근 7거래일 동안 7022억원을 순매수했다.
2위가 1000억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점을 감안하면 외국인의 삼성전자 사랑이 극진하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

덕분에 주가도 소폭이지만 회복세다. 이달 초 6만원선에서 횡보하던 삼성전자 주가는 6만2900원까지 올라섰다.

증권가에서는 업황과 실적이 바닥을 찍었다고 보고, 투자를 늘리는 것으로 분석한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 더 큰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마이크론도 최근 2주 동안 11%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전망치(컨센서스)는 1조5028억원이다. 전년동기 대비 90% 감소할 전망이다. 일부 증권사는 적자를 낼 것으로 추정한다.

그러나 증권사들의 목표주가는 조금씩 오름세다. 신한투자증권은 이달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7만원에서 8만2000원으로 17.14% 상향 조정했다.

고영민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압도적인 자금여력을 자랑하는 데다 다운 사이클에서도 가장 적극적으로 미래를 위한 준비가 가능하다"며 "선단 공정, 공급망 재편, 첨단 자외선 반도체 인쇄기술(EUV) 선제 적용 등의 변화를 통해 업황 회복기에 경쟁사와의 격차를 더욱 벌릴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대장주·순환매 기대감'으로 순매수

이달 하순 외국인 순매수 2위 종목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다. 7거래일 동안 973억원어치를 사들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한국항공우주(KAI)를 제치고 방산업계의 대장주를 차지한 바 있다.

앞서 지난해 4·4분기에는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28% 증가한 2조5179억원, 영업이익은 174% 늘어난 1766억원이었다. 올해도 폴란드에서 수주한 물량 덕분에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2·4분기 기업결합 승인을 완료하고, 3·4분기부터 반영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적정주가는 13만원까지 상향 조정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자동차업종의 대장주 현대차는 같은 기간 외국인 순매수 4위(616억원)를 차지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1·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년동기보다 30.7% 늘어난 2조5203억원이다. 김평모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현대차의 올해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5배에 머무르고 있어 밸류에이션 매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국내 증시를 주도하고 있는 2차전지 관련주에서 외국인의 사랑을 받은 종목은 엘앤에프이다. 이달 하순에만 659억원의 순매수로 3위에 올랐다.
같은 기간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 주식을 각각 2021억원, 1313억원 순매도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2차전지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순환매 장세에서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이 이끌었던 상승 랠리를 엘앤에프가 이어받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으로 해석된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테슬라 생태계에 대응하는 국내 유일한 양극재 기업"이라며 "기술력 기반의 수주 규모가 확장 중인 것을 고려하면 중장기 생산능력 상향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고 진단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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